새벽을 깨우는 따뜻한 국물, 대전 둔산동 설천순대국밥에서 만난 인생 순대국 맛집

어스름한 새벽, 옅은 안개가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벼르던 순대국밥을 맛보기 위해 대전 둔산동으로 향했다. 오늘 방문할 곳은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설천순대국밥. 간판에는 빨간 글씨로 ‘순대국밥’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노란색 배경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는 벌써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순대국밥이 10,000원, 순대국밥(특)은 11,000원이었다. 맛순대와 미니족, 술국 등 다양한 메뉴들도 눈에 띄었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순대국밥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순대국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대국밥이 쟁반 위에 반찬들과 함께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고, 그 안에는 우거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쟁반 위에는 뽀얀 깍두기와 겉절이 김치가 함께 나왔는데, 특히 커다란 배추 잎을 통째로 담아낸 겉절이 김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대국밥의 첫인상은 ‘맑고 깔끔하다’ 였다. 보통 순대국밥이라고 하면 묵직하고 진한 국물을 떠올리기 쉬운데, 설천순대국밥은 슴슴하면서도 시원한 육수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부산 기장이나 김해에서 맛볼 수 있는 돼지국밥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은은하게 퍼지는 돼지 육수의 깊은 맛이 느껴졌다. 전혀 잡내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 안을 감쌌다. 슴슴한 육수 덕분에 순대 본연의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에는 다진 양념과 부추가 준비되어 있었다. 슴슴한 국물에 다진 양념을 넣으니, 순대국밥의 맛이 확 바뀌었다.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요리가 된 듯했다.

순대국밥
다진 양념을 넣어 맛이 더욱 깊어진 순대국밥

이번에는 부추를 듬뿍 넣어 맛을 보았다. 향긋한 부추 향이 국물에 은은하게 퍼지면서, 느끼함은 잡아주고 신선함을 더해주었다. 다진 양념과 부추, 이 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순대국밥의 맛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순대국밥 안에는 큼지막한 순대와 함께 다양한 부속 고기들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순대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고,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특히 우거지는 국물의 시원함을 더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함께 나온 깍두기와 겉절이 김치도 순대국밥과의 조화가 훌륭했다. 깍두기는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겉절이 김치는 신선하고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겉절이 김치는 큼지막한 배추 잎 덕분에 더욱 풍성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한 상 차림
푸짐한 순대국밥 한 상 차림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침 일찍부터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혼밥을 즐기는 나에게는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혼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어느덧 순대국밥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슴슴한 국물부터 다진 양념과 부추를 넣어 변화하는 맛, 그리고 푸짐한 순대와 부속 고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한 끼였다. 특히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은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왜 이곳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대전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맛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편안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새벽이나 늦은 밤, 언제든 따뜻한 순대국밥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혼밥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설천순대국밥 외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설천순대국밥 간판

다음에 또 새벽에 둔산동에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설천순대국밥을 찾을 것 같다. 그때는 순대국밥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 봐야겠다.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순대국밥 한 그릇,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역명 힐링이 아닐까.

Author: admin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