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 목살을 맛보기 위해 부산 괴정으로 향했다. 돼지고기, 그중에서도 목살에 대한 기대감이 이토록 컸던 적이 있었던가. 흔한 저녁 메뉴가 아닌,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가의 심정이었다. 오늘, 부산 괴정의 숨겨진 맛집에서 내 인생의 목살을 만나리라는 강렬한 예감과 함께.
가게 앞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발길을 더욱 재촉했다. 밖에서 얼핏 보이는 내부 모습은 꽤나 넓어 보였다. 2층으로 된 구조인데, 1층은 이미 만석인지 2층으로 안내받았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요즘처럼 선선한 날씨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두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목살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그 외에도 가브리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부위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오직 목살만을 위해 온 날. 2인분을 주문하고, 곧이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채웠다.

밑반찬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파채였다. 신선한 파의 향긋함이 코를 간지럽혔고, 적당히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멸치볶음도 있었는데, 달콤 짭짤한 맛이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다만,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살이 등장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압도적인 두께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마치 잘 조각된 예술 작품 같았다. 선홍빛 육색과 촘촘하게 박힌 마블링은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 정도 퀄리티의 목살이라면, 가격이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목살을 불판 위에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셨는데,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뒤집고 자르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니,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고 고기 속에 그대로 갇히는 듯했다.

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직원분께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육즙으로 가득 찬 완벽한 모습이었다. 첫 점은 소금에 찍어 먹어보라는 추천에 따라, 조심스럽게 고기를 들어 소금에 살짝 찍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지금까지 먹어본 목살과는 차원이 달랐다. 왜 사람들이 이 집 목살을 인생 목살이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파채와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파의 향긋함과 매콤함이 목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어도 맛있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목살의 육즙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행복한 축제가 펼쳐지는 듯했다.

고기를 먹는 동안, 따뜻한 돌솥밥과 김치찌개도 함께 주문했다. 돌솥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밥에, 고소한 누룽지가 더해져 완벽한 맛을 자랑했다. 김치찌개는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돌솥밥에 김치찌개 국물을 살짝 넣어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목살 2인분을 뚝딱 해치웠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1인분을 추가 주문했다. 추가는 2인분부터 가능하다는 말에 살짝 아쉬웠지만, 맛있는 고기를 더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추가로 주문한 고기도 역시나 훌륭했다. 처음과 똑같은 퀄리티의 고기가 나와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한 점까지, 육즙을 음미하며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꽤 나왔다. 둘이서 9만원 가까이 나왔으니,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기의 퀄리티와 서비스를 생각하면, 충분히Value for Money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모기 파리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창문을 열어두니 벌레들이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밥 먹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남편은 다리에 모기를 물리기까지 했다. 물론 맛있는 고기 덕분에 벌레 따위는 잊고 먹었지만, 이 점은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물이나 컵을 먼저 가져다주지 않고, 요청해야만 가져다주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고기의 퀄리티, 구워주는 서비스, 밑반찬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목살은 정말 인생 목살이라고 부를 만큼 훌륭했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특별한 날이나 Quality 좋은 돼지고기가 먹고 싶을 때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다음에는 양념이나 오겹살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가게를 나서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늘 부산 괴정 맛집에서 정말 행복한 저녁 식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을 멈추지 않아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가게 앞에 있던 커다란 눈사람 장식이 떠올랐다. 알록달록한 전구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상시켰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었던 곳. 괴정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물해준 이 곳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