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문득 떠오른 곳은 영종도 마시안 해변 근처에 위치한 ‘장원갑칼국수’였다. 칼국수 명인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싱싱한 재료와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는 소문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았다. 영종도 맛집 탐방, 드디어 시작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으로 향하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탁 트인 바다를 보니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장원갑칼국수 앞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에 놀랐다. 넓은 주차장은 물론, 대기실까지 완비되어 있는 모습에서 이미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넓고 쾌적한 공간은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창가 자리에 앉으니, 저 멀리 마시안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해 질 녘에는 붉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저녁 시간에 방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대표 메뉴인 차돌미나리쌈 샤브칼국수와 해물파전 중에서 무엇을 먹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두 가지 메뉴 모두 맛보기로 결정하고, 얼큰한 국물이 땡겨 얼큰 차돌 샤브칼국수 2인분과 통새우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차돌미나리쌈 샤브칼국수였다. 붉은 육수 위에 듬뿍 올려진 미나리와 버섯, 그리고 다진 마늘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특히 ‘차돌 미나리 쌈!’ 이라고 버닝된 커다란 새송이버섯이 인상적이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향긋한 미나리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직원분께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먼저 차돌박이를 육수에 살짝 데쳐 미나리와 함께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고 했다. 시키는 대로 차돌박이를 육수에 넣었다 뺐다 하며 익기를 기다렸다. 젓가락으로 건져 올린 차돌박이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미나리 한 줌을 집어 차돌박이를 올리고, 와사비를 살짝 얹어 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황홀했다. 부드러운 차돌박이와 향긋한 미나리의 조화는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참기름의 고소함과 갈치속젓의 감칠맛이 더해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쌈을 몇 번이나 만들어 먹었는지 모른다.
차돌박이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칼국수 면을 넣을 차례였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육수를 머금어 더욱 맛있어 보였다. 면을 건져 후루룩 먹으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얼큰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면발에 잘 배어들어 끊임없이 입으로 향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젓가락질이 서툴면 면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따라올 정도였다.

칼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깍두기를 곁들이니, 입안이 더욱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장원갑칼국수의 깍두기는 국내산 재료로 직접 담근다고 하는데, 아삭한 식감과 적당히 익은 맛이 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김치 셀프바가 마련되어 있어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얼큰한 칼국수로 속을 달래고 있을 때, 통새우 해물파전이 등장했다. 커다란 접시를 가득 채운 파전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파전 위에는 통통한 새우와 오징어가 아낌없이 올려져 있었다. 특히 듬뿍 들어간 미나리가 향긋함을 더했다.

파전 한 조각을 집어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바삭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해물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통새우의 탱글탱글한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파전 역시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파전의 양이 워낙 많아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 코스인 깍두기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직원분께 볶음밥을 부탁드리니, 남은 칼국수 국물에 밥과 김치, 김 가루, 그리고 들기름을 듬뿍 넣어 볶아주셨다. 볶음밥이 완성되자, 고소한 들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볶음밥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깍두기의 아삭한 식감과 들기름의 풍미가 더해져 지금까지 먹어본 볶음밥 중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볶음밥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는 길, 대기실에 마련된 뻥튀기와 미숫가루 슬러시가 눈에 띄었다. 뻥튀기는 여러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고, 미숫가루 슬러시는 달콤하고 시원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배가 너무 불러 미숫가루 슬러시만 조금 맛보았는데,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장원갑칼국수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영종도 맛집으로 꼽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식사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장을 나서며 다시 한번 마시안 해변을 바라봤다. 붉게 물든 노을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잔잔한 파도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영종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장원갑칼국수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인생 칼국수를 맛보는 경험, 놓치지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