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그렇게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오이도 거북섬이었다. 그곳에서 싱싱한 해산물과 건강한 보리밥을 맛볼 수 있다는 “연평도꽃게탕보리밥” 이라는 식당은 며칠 전부터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오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아 오이도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니, 드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주차 초보인 나도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평일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부터,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보리밥 정식, 꽃게탕, 간장게장, 양념게장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보리밥 정식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샐러드, 수육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보리밥 정식 2인분과 꽃게탕 소자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컵을 가져다주셨다. 친절한 미소와 함께 건네는 물수건에서부터 기분 좋은 인상을 받았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로 차려지기 시작했다.

테이블 가득 차려진 반찬들을 보고 있자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놋그릇에 담긴 보리밥과 함께, 형형색색의 나물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콩나물, 무생채, 열무김치, 비름나물, 고사리 등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촉촉하게 삶아진 수육과 싱싱한 샐러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이 집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셀프바에는 떡볶이와 막걸리가 무한리필로 제공되고 있었다! 떡볶이는 매콤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고, 막걸리는 시원한 빛깔을 자랑하며 나를 유혹했다. 운전을 해야 했기에 막걸리를 마시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보리밥에 나물들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뿌려 비빔밥을 만들었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크게 한 입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다채로운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과 아삭아삭한 나물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직접 담근 듯한 고추장의 깊은 맛이 비빔밥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것이 특징이었다. 신선한 게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고,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양념게장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캡사이신처럼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고춧가루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매운맛이라 더욱 좋았다.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어,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게 만들었다.

보쌈은 잡내 없이 깔끔했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제공되는 무김치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의 조화가 좋았다.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어, 다른 음식들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보리밥 정식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게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꽃게탕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하고 칼칼한 맛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꽃게 특유의 시원한 맛과 함께, 각종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꽃게 살도 푸짐하게 들어 있어,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셀프바에 있는 떡볶이를 조금 가져다 먹었다. 매콤달콤한 떡볶이는, 마무리 음식으로 완벽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머신이 준비되어 있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뽑아 들고, 다시 창가 자리로 돌아왔다.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주었다.
연평도꽃게탕보리밥에서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들은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탁 트인 오션뷰는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미소와 따뜻한 배려 또한 잊을 수 없다.
오이도 거북섬에 방문한다면, 연평도꽃게탕보리밥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나 역시, 다음에 오이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 때는 막걸리도 꼭 한 잔 마셔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