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서 만난 LP 선율과 칵테일, 시간을 잊게 하는 마법 같은 음악 골목 맛집

어스름한 저녁, 순천의 골목길을 걷다 파란 빛이 새어 나오는 작은 공간을 발견했다. 묘한 이끌림에 이끌려 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세상이 펼쳐졌다. 마치 다른 시대, 다른 공간으로 순간 이동을 한 듯한 기분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술집이 아닌, 음악과 추억이 공존하는 순천의 숨겨진 맛집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가게를 가득 채운 LP판들이었다. 벽면을 빼곡히 채운 LP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이곳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듯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하면서도, 낯선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 대한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다. 진열장에는 CD와 빈티지 소품들이 LP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파란 조명이 감도는 블루노트 외부 전경
파란 조명이 감도는 블루노트 외부 전경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다양한 종류의 술이 준비되어 있었다. 맥주, 칵테일, 위스키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알콜 칵테일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나는 가볍게 셜리템플을 주문했다. 붉은 석류 시럽이 들어간 셜리템플은 달콤하면서도 청량한 맛이 일품이었다.

셜리템플과 프레첼
셜리템플과 기본 안주로 제공되는 프레첼

음악 감상에 집중하고 싶어 간단한 안주로 바게트 피자를 주문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바게트 위에 토마토 소스와 치즈가 듬뿍 올려진 바게트 피자는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것 같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바 테이블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자니,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혼자 와서 조용히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가게 곳곳에는 사장님의 취향이 묻어나는 소품들이 놓여 있었다. 턴테이블, 오래된 오디오, LP 커버 액자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벽면에 가득 붙어있는 사진들이었다. 흑백 사진, 폴라로이드 사진 등 다양한 사진들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듯했다. 나도 다음에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와 이곳에서의 추억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LP와 CD로 가득 찬 벽면
LP와 CD로 가득 찬 벽면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이었다. 사장님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듯,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틀어주셨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다.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좋아하는 LP를 들고 와야겠다. 신청곡을 틀어주는 LP바의 낭만,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는 스크린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는 스크린

벽 한쪽에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음악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빔프로젝터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음악과 술에 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예전에 즐겨 듣던 팝송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음악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빈 술병이 테이블 한 켠에 쌓여 있었다. 술을 마시면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음악에 집중했던 적이 있었던가. 이곳은 정말 시간에 갇힌 마법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
아기자기한 소품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혹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싶을 때, 이곳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와 좋은 음악은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다. 순천에서 나만 알고 싶은 아지트를 발견한 기분이다.

다양한 액자와 소품으로 꾸며진 벽면
다양한 액자와 소품으로 꾸며진 벽면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방문했을 때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가게는 은은한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져 더욱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붉은색과 초록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트리 장식은 물론, 벽면에는 작은 전구들이 반짝이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했다. 흘러나오는 캐럴은 잊고 지냈던 설렘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멜론과 토마토가 제공되는 독특한 안주
멜론과 토마토가 제공되는 독특한 안주

이곳은 혼술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지만,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지인들과 함께 방문하여 좋아하는 음악을 신청하고, 함께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다양한 술과 맛있는 안주, 그리고 좋은 음악이 함께하는 공간은,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더욱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블루노트 로고가 박힌 코스터
블루노트 로고가 박힌 코스터

최근에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여전히 변함없는 분위기와 음악은 우리를 추억에 잠기게 했다. 우리는 각자 좋아하는 칵테일을 주문하고, 신청곡을 부탁드렸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장님의 친절함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알려주셨다. 덕분에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늦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골목길을 걸으며, 귓가에는 여전히 잔잔한 음악이 맴도는 듯했다. 순천에서 만난 이 작은 음악 맛집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어떤 음악을 들려주실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LP가 가득한 내부
LP가 가득한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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