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휴가를 맞아, 평소 가보고 싶었던 오산의 한 맛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늘 자극적인 음식만 찾던 나였지만, 왠지 오늘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구수한 청국장이 간절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낸 곳은 외곽에 자리 잡은, 소박하지만 정갈한 분위기의 한식집이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넓은 주차장이 눈에 띄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꽤 있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장독대가 놓여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숭늉이 담긴 주전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은은하게 퍼지는 숭늉 냄새가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하게 맞아주셨고, 넓고 포근한 느낌의 실내 공간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늑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는 정겨운 분위기를 더했고, 곳곳에 놓인 소품들은 고풍스러움을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보쌈정식, 청국장, 우렁된장, 순두부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오늘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청국장이었다. 보쌈정식을 시키면 청국장, 우렁된장, 순두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보쌈정식 2인분을 주문하고 청국장을 선택했다. 잠시 후, 따뜻한 숭늉이 나왔다.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긴장했던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갓 지은 따뜻한 보리밥과 쌀밥이 섞여 나왔고, 5가지 다채로운 색감의 나물들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쌈 채소도 싱싱했고, 곰취 장아찌는 독특한 향으로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국장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냄새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지만, 깊고 구수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직원분께서 청국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먼저, 나물을 넣고 고추장을 살짝 넣어 보리밥과 함께 비빈다. 그리고 청국장을 건더기 위주로 넣고, 국물은 조금씩 조절해서 넣으면 된다고 했다. 설명해주신 대로 밥을 비비니, 알록달록한 색감과 고소한 냄새가 어우러져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드디어 첫 입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하고 구수한 청국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5가지 나물의 신선함과 아삭한 식감은 밥과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곰취 장아찌의 향긋함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청국장은 발효가 잘 되어 깊은 맛을 냈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국물이 약간 짠 듯했지만,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간이 딱 맞았다.
보쌈 또한 훌륭했다. 야들야들한 삼겹 보쌈 고기는 잡내 없이 깔끔했고, 부드러운 두부와 매콤한 김치는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특히, 쌈 채소에 보쌈과 두부, 김치를 함께 싸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직원분께서 반찬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리필해달라고 말씀해주셨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양이 정말 푸짐해서 배가 불렀지만, 남기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든든하고 건강해진 느낌이었다.
계산을 하면서 보니, 두부부침과 스페셜 두부도 판매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두부 요리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도 착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식당 문을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식당 한 켠에 큼지막한 솥이 걸려있는 아궁이가 눈에 띄었다. 장작불을 지펴 끓이는 전통 방식으로 숭늉을 만드는 듯했다. 이런 정성이 맛의 비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음식 맛은 훌륭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말에는 손님이 많아 다소 혼잡하고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식당 청결도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감안하더라도, 이곳은 오산에서 제대로 된 청국장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든든한 배와 따뜻한 마음 덕분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산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청국장 맛집이라고 하니,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