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설렘은 늘 예상치 못한 발견에서 오는 법. 울진으로 향하는 길, 푸른 동해 바다를 가슴에 품고 달리던 나는 우연히 ‘청목신신짬뽕’이라는 작은 간판을 발견했다. 붉은 벽돌 건물에 정감 가는 글씨체로 쓰여진 상호는 왠지 모를 끌림을 주었다. 짬뽕 전문점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려 가게 앞에 멈춰 섰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한산할 거라 예상했지만, 가게 앞에는 이미 몇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붉은색 어닝 아래 놓인 벤치에 앉아 기다리며, 가게 외관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돌과, 큼지막하게 쓰여진 ‘신신짬뽕’ 간판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배달 주문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는 것을 보니, 이 동네에서는 꽤나 유명한 울진 맛집인 듯했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이 8개 정도 놓인 아담한 공간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활기 넘치는 주방에서는 불꽃이 쉴 새 없이 피어오르고, 맛있는 짬뽕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메뉴판을 보니 차돌짬뽕, 순두부 짬뽕, 베이컨 크림 짬뽕 등 다양한 짬뽕 메뉴와 멘보샤, 탕수육 등 요리 메뉴도 있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차돌짬뽕과 멘보샤를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숭늉이 담긴 보온병과 컵이 테이블에 놓였다. 밖에서 기다리느라 살짝 추웠던 몸이 숭늉 한 잔에 스르륵 녹는 듯했다. 가게 한 켠에는 밥솥이 놓여 있었는데, 밥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짬뽕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군침이 돌았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차돌짬뽕이 내 앞에 놓였다. 놋그릇 가득 담긴 짬뽕 위로 차돌박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차돌박이와 붉은 짬뽕 국물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면은 하얗고 탱글탱글했으며, 국물은 보기보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았다. 얼른 젓가락을 들어 면을 휘저어 한 입 맛보니, 입 안 가득 불향이 퍼져 나갔다.
차돌박이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짬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국물은 깊고 진하면서도 깔끔했다. 흔히 짬뽕 국물에서 느껴지는 인위적인 매운맛이나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육수를 제대로 끓여낸 깊은 맛이 느껴졌다. 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밥을 말아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차돌짬뽕에 감탄하고 있을 때, 멘보샤가 나왔다. 네 조각의 멘보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겉은 노릇하게 튀겨져 있었고, 다진 새우가 가득 들어간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새우의 풍미가 퍼져 나갔다. 8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4조각이나 제공되는 멘보샤는 정말 가성비 최고였다. 짬뽕과 멘보샤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사실, 식사를 하는 동안 홀 직원들이 모두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친절한 미소와 정성스러운 서비스 덕분에 불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눌한 한국말로 주문을 받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청목신신짬뽕은 단순한 울진 짬뽕 맛집을 넘어,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예전에 이 지역에 큰 산불이 났을 때, 이재민과 구호 활동을 하던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감동적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던 청목신신짬뽕. 울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청목신신짬뽕에서 맛있는 짬뽕을 먹고, 아름다운 울진의 풍경을 감상하니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짬뽕 냄새가 가득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짬뽕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청목신신짬뽕은 내 인생 최고의 짬뽕집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울진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