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장어 생각에 무작정 차를 몰아 수영구로 향했다. 굽이굽이 골목을 지나 마침내 도착한 곳은 숱한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맛집, ‘흑산장어’였다. 간판 불빛 아래, 싱싱한 장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수족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오늘, 제대로 몸보신하고 가라”는 듯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에 절로 기대감이 샘솟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홀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서 보듯,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조명이 은은하게 공간을 밝히고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했다. 평일 저녁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장어구이를 즐기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정독했다. 역시, 장어구이가 메인인 듯했지만, 조개구이 세트도 눈에 띄었다. ‘장어만 먹기엔 아쉬운데…’ 하는 찰나, 신랑이 먹어보고 극찬했다는 조개 세트가 떠올랐다. 그래, 오늘만큼은 제대로 플렉스 해보자! 장어와 조개 모두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속속들이 차려졌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쌈 채소의 종류가 다양해서 눈부터 즐거웠다. 깻잎, 상추는 기본이고, 향긋한 방아잎까지 준비되어 있는 센스!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향이 나는 방아잎은 장어구이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가 등장했다. 를 보면 알겠지만, 큼지막하고 두툼한 장어의 자태에 입이 떡 벌어졌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뽀얀 속살은 얼마나 신선한지 짐작하게 했다. 숯불 위에 장어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처럼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장어를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장어는 역시 갓 구워서 바로 먹어야 제맛이지!”
잘 익은 장어 한 점을 집어 특제 소스에 콕 찍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쫄깃한 식감은 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흑산장어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함이었다.
이번에는 쌈 채소들을 한가득 집어 장어와 함께 싸 먹었다. 향긋한 깻잎, 쌉싸름한 방아잎, 아삭한 백김치까지, 다채로운 식감과 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특히, 방아잎의 독특한 향은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게 했다. 와 10에서 보이는 싱싱한 쌈 채소들은 흑산장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숨은 공신이었다.
장어구이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조개구이 세트가 등장했다. 에서처럼 가리비, 키조개, 새우, 소시지, 콘치즈 등 푸짐한 구성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신선한 해산물을 숯불 위에 올려 구워 먹으니,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것이 마치 바닷가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치즈를 듬뿍 올려 구운 가리비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장어와 조개구이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술이 술술 들어가는 맛에, 결국 소주 한 병을 추가 주문하고 말았다.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처럼 푸짐한 한 상 차림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지만,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칠 때쯤, 따뜻한 장어탕이 나왔다. 들깨가 듬뿍 들어간 장어탕은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뽀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몸에 기운이 솟아나는 듯했다.
흑산장어에서는 식사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분들 모두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처럼 숯불 상태를 확인하고 불판을 갈아주는 세심한 배려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싱한 장어와 푸짐한 해산물,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와 분위기를 갖추고 있어 가족 외식 장소로 제격이다.
광안리의 밤바다처럼 깊고 푸른 맛을 담은 흑산장어. 오늘, 제대로 몸보신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