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에서 맛보는 하노이의 향기, 라이옥에서 만난 인생 쌀국수 맛집

어느덧 코끝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차가워진 늦가을,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평소 즐겨 찾던 경성대 부경대 밥집 골목, 유독 눈에 띄는 간판이 있었다. 붓글씨체로 쓰인 “Phở Lai Ngọc”이라는 베트남어와 함께, 정갈한 한글로 “라이옥”이라 적힌 간판. 마치 작은 하노이의 한 모퉁이를 옮겨 놓은 듯한 외관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훈훈한 기운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 테이블은 4인용 테이블을 반으로 나누어 2인씩 앉도록 되어 있었는데, 혼밥을 즐기는 나에게는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졌다. 벽면에는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으로 장식된 모빌이 걸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베트남 현지에 와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베트남 모빌
베트남 분위기를 더하는 모빌

주문은 키오스크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메뉴는 쌀국수, 밥, 반쎄오 등 다양한 베트남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처음 방문한 나는 가장 기본인 소고기 쌀국수를 선택했다. 곱빼기로 주문했는데도 가격이 착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베트남 현지인으로 보이는 직원분이 쌀국수를 가져다주셨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소고기와 파, 고수가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니, 부드럽고 찰랑거리는 면발이 눈에 띄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 사골과 소 사골을 7시간 이상 우려냈다는 설명처럼, 잡내 없이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부산 돼지국밥과는 또 다른 매력이랄까.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후루룩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먹게 되었다. 소고기는 부드럽고 담백했고, 아삭한 숙주와 향긋한 고수가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고수를 아낌없이 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평소 고수를 즐겨 먹는 나는, 쌀국수에 고수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곳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테이블에는 매운 고추를 갈아 넣은 듯한 붉은 양념이 놓여 있었다. 살짝 맛을 보니,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쌀국수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쌀국수에 붉은 양념을 조금 넣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넣어 먹어보길 추천한다.

라이옥 외관
하노이의 작은 모퉁이, 라이옥

쌀국수를 먹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는 반쎄오를 먹고 있었다. 얇게 튀긴 계란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싸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다음에는 꼭 반쎄오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라이옥밥이라는 메뉴를 많이 시키는 것 같았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모습이 마치 베트남식 국밥처럼 보였다.

알고 보니, 라이옥밥은 닭육수에 썰은 돼지고기를 넣은 베트남식 국밥이라고 한다. 돼지국밥과는 달리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특징이라고. 왠지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하니, 그 맛은 보장된 셈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설 때,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따뜻함이 느껴졌다.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쌀국수 한 그릇, 그리고 친절한 직원들의 미소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경성대 근처에서 베트남 음식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라이옥”을 추천한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게가 협소한 탓에,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말에는 더욱 붐비기 때문에, 식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쉬웠다.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라이옥에서 주차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하니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라이옥의 쌀국수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맛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은, 나를 단골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앞으로도 종종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예정이다. 다음에는 꼭 라이옥밥과 반쎄오를 먹어봐야지.

쌀국수와 깍두기
쌀국수와 묘하게 어울리는 깍두기

며칠 후, 라이옥이 자꾸 생각나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라이옥밥을 주문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뽀얀 닭 육수에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라이옥밥은, 정말 국밥계의 센세이션이었다. 밥알은 포슬포슬했고,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촉촉했으며, 묘하게 깍두기와도 잘 어울렸다.

라이옥밥과 함께 쌀국수 국물도 함께 나왔는데, 라이옥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숙주가 정말 많이 들어 있었고, 쌀국수 면도 조금 들어 있어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었다. 쌀국수 국물은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날에는, 친구와 함께 라이옥을 방문했다. 친구는 분팃사오를 주문했는데, 비빔 쌀국수 위에 숯불 향이 나는 돼지고기와 땅콩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친구는 맛있다고 연신 감탄하며 먹었다. 나도 한 입 맛보니, 새콤달콤한 소스와 쫄깃한 면발, 그리고 고소한 땅콩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라이옥에서는 베트남 맥주도 판매하고 있었다. 캔맥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4,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시원한 베트남 맥주와 함께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즐기니, 마치 베트남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었다.

라이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을 넘어, 베트남의 문화와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현지인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아늑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은, 나를 라이옥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방문해서, 라이옥의 모든 메뉴를 섭렵해 볼 생각이다.

고이꾸온
신선한 야채가 가득한 고이꾸온

최근에는 라이옥에서 아쉬운 경험도 했다. 주말에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인 반쎄오를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만큼 맛있지 않았다. 얇게 튀긴 계란에 이것저것 싸 먹는 요리였는데, 풋내가 너무 강했고, 양도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고이꾸온을 더 추천한다. 신선한 야채와 새우가 듬뿍 들어간 고이꾸온은, 라이옥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 중 하나이다.

하지만, 반쎄오를 제외한 다른 메뉴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쌀국수와 라이옥밥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성대 부경대 근처에서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찾는다면, 라이옥에 방문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라이옥으로 향한다.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라이옥, 나의 소울푸드 맛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분보후에
매콤한 국물이 일품인 분보후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