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하는 맛, 창원 함흥집에서 만난 특별한 평양 물 냉면 맛집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았던 함흥집. 세월이 흘러 그 맛을 찾아 창원으로 향했다. 기억 속 어렴풋한 풍경과는 달리, 웅장한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났다. 1층은 넓은 주차장으로, 2층과 3층은 식사를 위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예전 3층은 좌식 테이블이었는데, 이제는 모두 입식으로 바뀌어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주차를 도와주시는 분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함흥집 주차장 전경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오랜만에 방문한 탓인지 메뉴가 다양해진 듯했다. 갈비구이, 육개장, 만두국, 갈비탕, 수육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평양 물 냉면이었다. 메뉴판 한켠에 자리 잡은 냉면 사진을 보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했다. 벽돌 질감의 벽면에 걸린 메뉴판은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그것처럼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메뉴 사진은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함흥집 메뉴판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지만, 나의 선택은 변함없이 평양 물 냉면.

자리에 앉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나 평양 물 냉면을 주문했다. “평양냉면 주세요”라고 외치니, 직원분께서 “물냉면 말씀이시죠?”라고 되물으셨다. 순간, 이곳에서 ‘진짜’ 평양냉면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냉면에 닿아 있었기에, 기대를 품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드디어 냉면이 나왔다. 놋으로 된 듯한 그릇에 담겨 나온 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육수 위로 가지런히 놓인 면발과 고명들이 정갈한 느낌을 주었다. 얇게 썰린 고기 몇 점과 오이, 무 절임, 그리고 삶은 계란 반쪽이 올라가 있었다. 우선 국물부터 맛보았다. 10년 전 맛보았던 그 깊고 깔끔한 맛은 여전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육향과 동치미의 시원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식초를 살짝 넣어 맛을 보니,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양념은 넣지 않는 것이 이 냉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평양 물 냉면
놋그릇에 담겨 나온 평양 물 냉면, 시원함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면발은 일반적인 함흥냉면처럼 쫄깃했다. 메밀 함량이 높은 순면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쫄깃한 면발 덕분에 시원한 육수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면을 풀고, 고명과 함께 면을 들어올려 입으로 가져갔다. 차가운 면발이 입안을 감싸고, 쫄깃한 식감이 더해져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냉면 한 상 차림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즐기는 평양 물 냉면.

냉면을 먹는 동안, 주변 테이블에서는 불고기전골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달콤한 불고기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다. 다음에는 불고기전골과 함께 비빔냉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워냈다.

불고기 전골
다음 방문에는 불고기 전골에 도전해 봐야겠다.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평양냉면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일반적인 평양냉면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면발도 순면이 아닌, 쫄깃한 함흥냉면 스타일이었다. 마치 외국에서 김치를 시켰는데, 양배추에 고춧가루를 버무린 음식이 나온 듯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곳만의 개성이 담긴 냉면이라고 생각하니,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가격이 1인당 12,000원이었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평양냉면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이 가격에 추억과 맛을 함께 살 수 있었기에, 충분히 만족했다.

함흥집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창원의 맛집이다. 넓고 쾌적한 공간, 편리한 주차 시설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 외식이나 친구 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니,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함흥집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함흥집의 외관.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고, 서빙하시는 분들이 바빠 보일 때도 있다. 또한, 일부 방문객들은 직원들의 서비스가 불친절하다고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고, 음식 맛도 만족스러웠기에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창원에서 평양 물 냉면을 맛보고 싶다면, 함흥집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비록 ‘진짜’ 평양냉면은 아닐지라도, 이곳만의 특별한 맛과 추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불고기전골과 비빔냉면을 꼭 맛봐야겠다. 창원 지역민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온 맛집, 함흥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세요!

함흥집 내부
깔끔하고 쾌적한 함흥집 내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