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대구 침산동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칠성동에서도 손꼽히는 숨은 보석, ‘등푸른생선집’이다. 평소 등푸른 생선을 즐겨 먹는 나에게 이곳은 오래전부터 벼르고 있던 곳이었다. 미식가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횟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곳. 과연 어떤 맛과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을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파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등푸른생선집”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간판 옆에는 싱싱한 물고기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어, 이곳이 해산물 전문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이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청어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지금 드시는 生청어는 4월초까지 포항 구룡포에서 해엄쳐 청어입니다”라는 문구가 신뢰감을 더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청어회, 물회, 오징어전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바로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청어회다. 잠시 고민하다가, 청어회와 물회를 반반 섞어서 주문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다시마, 콩, 김, 젓갈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앙증맞은 크기의 아구탕이었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어회가 등장했다.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인 청어회의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얇게 썰린 청어회 위에는 쪽파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싱싱한 다시마와 양파가 함께 곁들여져 나왔다. 붉은 초장 소스가 보기 좋게 뿌려져 있어 군침을 돌게 했다.

젓가락을 들어 청어회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윤기가 흐르는 뽀얀 살결이 입맛을 자극했다. 청어회를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청어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신선한 다시마, 양파, 쪽파의 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사장님이 직접 만드셨다는 초장은, 청어회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 집만의 특별한 먹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따라 해 봤다. 김 위에 다시마, 양파, 쪽파, 청어회를 올리고 초장을 듬뿍 찍어 싸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었다. 김의 고소함, 다시마의 짭짤함, 양파의 아삭함, 쪽파의 향긋함, 그리고 청어회의 풍미가 한데 어우러져 입안에서 폭발하는 듯했다. 이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청어회와 함께 주문한 물회도 맛보았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와 함께, 넉넉하게 담긴 청어회, 오이, 배, 김가루의 조화가 돋보였다.

젓가락으로 골고루 비벼서 한 입 맛보니,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청어회와 아삭아삭한 채소들의 식감도 훌륭했다. 특히 특제 고추장 소스는, 물회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는 비법인 듯했다.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입맛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마치 빙수처럼 얼음이 갈려져 있어서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다.
물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밥을 말아서 먹었다. 차가운 육수와 따뜻한 밥의 조화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밥알에 스며든 매콤한 양념이 멈출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청어회와 물회를 정신없이 먹고 나니, 어느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오징어전을 주문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오징어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오징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맛도 좋았다.

사장님께서는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시다가, 이곳 침산동에 다시 본점을 개업하셨다고 한다. 역시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가 남다른 맛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다.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생채식혜를 내어주셨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등푸른생선집에서 맛본 청어회는, 왜 이곳이 칠성동 최고의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맛이었다. 신선한 재료, 사장님의 정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청어회와 물회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 특히 파를 듬뿍 올린 청어회를 꼭 먹어봐야겠다.
가게는 골목길에 위치해 있지만, 주차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를 타고 오는 것도 편리하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와서 청어회를 즐길 예정이다.
오늘, 등푸른생선집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했다.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청어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대구 침산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늘 저녁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침산동 맛집 등푸른생선집.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음 방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