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햇살 좋은 날, 문득 카레가 강렬하게 당기는 날이었다. 특별한 약속도 없이 홀로 시간을 보내기로 한 터라,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SNS를 샅샅이 뒤진 끝에 내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성수에 위치한 작은 카레집. 왠지 모르게 ‘혼밥 성지’라는 단어가 끌렸다. 그래, 오늘 점심은 너로 정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테이블은 혼자 앉기에도 좋을 만큼 아담했고,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다. 벽 한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어,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들을 배려하는 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이미지에서 봤던 것처럼, 나무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가 편안함을 더해주었고,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카레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여러 리뷰에서 극찬했던 ‘스페셜 카레’에 양파 튀김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왠지 모르게 모든 토핑이 다 올라간 스페셜이라는 단어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바삭한 양파 튀김은 카레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고 하니, 놓칠 수 없었다. 주문은 테이블에 놓인 패드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는데, 편리하면서도 비대면이라 더욱 편안하게 느껴졌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오픈 키친에서는 젊은 셰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 모습에서 카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페셜 카레가 내 앞에 놓였다.

카레를 맛보기 전, 먼저 샐러드가 나왔다. 샐러드 위에는 연어 한 점이 앙증맞게 올라가 있었다. 신선한 양배추와 드레싱, 그리고 부드러운 연어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연어의 풍미가 샐러드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듯했다.
드디어 스페셜 카레를 맛볼 차례. 밥 위에는 반숙 계란이 살포시 얹어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 돈까스, 새우튀김, 양파튀김 등 다양한 튀김들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카레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향긋한 향신료 향이 코를 자극했다.

가장 먼저 돈까스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옷을 입은 돈까스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풍미만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확실히 고기 질이 좋은 게 느껴졌다.
다음은 새우튀김. 갓 튀겨져 나온 듯 뜨끈하고 바삭한 새우튀김은, 씹을 때마다 ‘바삭’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새우 살은 탱글탱글했고,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돈까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마지막으로 양파튀김. 얇게 채 썰어 튀긴 양파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카레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풍미는 더욱 깊어졌다. 왜 다들 양파튀김을 추가하라고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카레는 일본식과 한국식의 중간 정도 되는 맛이었다. 너무 묽지도, 너무 걸쭉하지도 않은 적당한 농도였고, 향신료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졌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매운 가루가 준비되어 있는 점도 좋았다. 톡톡 뿌려 먹으니,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솔직히 가격이 저렴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퀄리티가 정말 훌륭했다. 돈까스는 부드러웠고, 튀김은 바삭했으며, 카레는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이 가격에 이런 맛을 볼 수 있다니, 정말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또한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 지적했듯이, 위생 부분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았다. 반찬 뚜껑이 계속 열려 있는 점, 오래된 플라스틱 반찬통, 식재료 상자를 쓰레기통 옆에 쌓아둔 점 등은 조금 찝찝하게 느껴졌다. 물론 맛은 훌륭했지만, 위생적인 부분까지 완벽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곳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카레와 돈까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위생 문제를 감수할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특히 가츠동이 맛있다는 평이 많으니, 다음 방문 때는 꼭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맛있는 카레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성수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이 곳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사장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연중무휴로 브레이크 타임도 랜덤이라니, 얼마나 힘드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주시는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부디 오래오래 이 자리에서 맛있는 카레를 만들어주시길.
오늘, 나는 성수에서 맛있는 카레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혼밥의 즐거움 또한 깨달았다. 혼자서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앞으로도 종종 혼자 맛집 탐방을 떠나봐야겠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성수 지역 맛집 탐방, 다음 여정을 기대하며 오늘의 맛있는 카레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