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숨은 보석, 매콤한 추억을 되살리는 쭈꾸미 맛집 기행

오랜만에 매콤한 음식이 간절했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쭈꾸미 볶음. 부산, 그중에서도 사상에는 유독 쭈꾸미 맛집이 많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다. 주말을 맞아 작정하고 쭈꾸미 ‘성지’ 순례에 나섰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사상 쭈꾸미’를 입력하고, 가장 눈에 띄는 곳을 골랐다. 이름부터 정겨운 ‘XXX 쭈꾸미’.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라고 했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가게를 찾는데, 간판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낡은 간판에 희미하게 상호가 적혀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찐 맛집’의 향기가 풍겨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지만, 마지막 남은 테이블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 두 가지. 쭈꾸미 정식과 웰빙 쭈꾸미. 정식은 7,000원, 웰빙은 12,000원이다. 뭐가 다르냐고 여쭤보니, 정식은 밥과 함께 쭈꾸미가 조금 적게 나오고, 웰빙은 쭈꾸미 양이 더 많고 볶음밥이 제공된다고 했다. 볶음밥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웰빙 쭈꾸미 2인분을 주문했다. ‘단일 메뉴’라는 점이 오히려 기대감을 높였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오로지 쭈꾸미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자신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쭈꾸미 전문점 외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이 맛집의 아우라를 풍긴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이 테이블 위로 빠르게 차려졌다. 콩나물, 김, 쌈무, 마요네즈 소스, 그리고 독특하게도 잡채가 함께 나왔다. 쭈꾸미와 잡채의 조합이라니, 상상도 못 했던 조합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샘솟았다. 특히 마요네즈 소스는 매운 쭈꾸미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 볶음이 등장했다.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가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시각적인 황홀경이었다.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면서 침샘을 자극했다. 쭈꾸미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있었고, 양파와 파 등 신선한 채소도 듬뿍 들어있었다. 에서 보듯, 쭈꾸미는 탱글탱글하고 신선해 보였다. 양념은 보기만 해도 매워 보였지만, 묘하게 끌리는 색깔이었다.

빨갛게 볶아진 쭈꾸미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의 자태.

젓가락을 들고 쭈꾸미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첫 입에 느껴지는 것은 강렬한 매운맛이었다.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 정도라고 하니,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 좋게 매운맛이었고,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쭈꾸미는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했으며, 신선한 쭈꾸미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콩나물과 함께 쭈꾸미를 먹으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김에 싸서 마요네즈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니, 매운맛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특히 의외의 조합이었던 잡채는, 쭈꾸미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묘하게 잘 어울렸다. 이 집만의 비법이 아닐까 싶었다.

쭈꾸미와 밑반찬 한 상 차림
쭈꾸미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밑반찬들.

어느 정도 쭈꾸미를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했다. 볶음밥은 쭈꾸미 양념에 밥과 김 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직접 볶아주셨다. 철판 위에 얇게 펴서 누룽지처럼 만들어 먹으니, 바삭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볶음밥을 먹기 위해 웰빙 쭈꾸미를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과 2에서처럼, 볶음밥에는 잘게 썰린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웠다.

쭈꾸미 볶음밥
마무리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정신없이 쭈꾸미 볶음과 볶음밥을 먹고 나니,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젓가락질.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맛있게 매운 쭈꾸미 볶음 덕분에, 묵은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릴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반찬을 물어봐 주시고, 볶음밥도 맛있게 만들어주셨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사장님은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시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셨다.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게 맞은편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1,000원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크게 부담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서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맛있는 쭈꾸미를 먹기 위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가끔 위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듯한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문 앞에 붙어있는 위생 관련 인증 마크들이 신뢰도를 높여주었다. 참고)

총평하자면, XXX 쭈꾸미는 맛, 서비스, 가격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쭈꾸미 볶음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좋았고, 볶음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직원분들은 친절했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특히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라는 점이, 이 집의 맛을 더욱 신뢰하게 만들었다. 사상에서 쭈꾸미 맛집을 찾는다면, XXX 쭈꾸미를 강력 추천한다. 다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미리 맵기 조절을 부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요네즈 소스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마요네즈 소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네, 또 올게요!”라고 대답했다. XXX 쭈꾸미는 단순한 쭈꾸미 맛집을 넘어, 정겹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다음에 매콤한 쭈꾸미가 생각날 때면, 망설임 없이 XXX 쭈꾸미를 찾을 것이다. 부산 사상에서 만난 최고의 맛집, 내 마음속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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