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의 정기를 가득 담은 풍기 온천에서의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향한 곳은, 여행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한결청국장이었다. 영주, 특히 풍기 지역의 특산물인 부석태 콩으로 만든 청국장의 깊은 맛을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평소 집에서는 즐겨 먹지 않던 청국장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번 여행에서는 꼭 맛봐야 할 음식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풍기역 바로 앞에 위치한 한결청국장은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당 앞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이미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은 동네에서 청국장 하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다니, 그 맛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일요일 오전 11시 30분쯤 도착했는데, 20분 정도 웨이팅 끝에 드디어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식당은 1,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2층은 현재 대기실로만 사용되고 있었다. 1층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적당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나무 소재와 밝은 조명을 사용한 현대적인 인테리어는 청국장 전문점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듯했다. 마치 깔끔한 체인점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메뉴는 청국장과 순두부가 주를 이루고, 정식 메뉴에 몇 가지 단품 메뉴가 추가되는 형태였다. 우리는 고민 없이 청국장 정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뽀글뽀글 끓는 청국장 뚝배기와 함께, 정갈하게 담긴 다양한 밑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인삼이 올려진 솥밥이었다. 영주, 특히 풍기는 인삼으로도 유명한 곳이기에, 솥밥 위에 올려진 인삼은 그 자체로 이 지역의 특색을 드러내는 듯했다. 뚜껑을 여니, 은은한 인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밥알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갓 지은 밥 특유의 향긋함이 느껴졌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새송이 탕수육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소스가 새송이버섯과 어우러져,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그 외에도,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콩나물, 짭짤한 젓갈 등 다양한 반찬들이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청국장을 맛볼 차례.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으니,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흔히 청국장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쿰쿰한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부석태 콩으로 정성껏 만든 청국장이라 그런지, 텁텁함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두부와 호박 등 재료들도 신선했고, 국물 또한 짜지 않고 적당해서 밥에 비벼 먹기에도 좋았다.

솥밥 위에 청국장을 듬뿍 넣고, 각종 반찬들을 곁들여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갓 지은 밥의 향긋함, 청국장의 구수함, 그리고 밑반찬들의 다채로운 맛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배는 든든하고 마음은 따뜻해졌다. 한결청국장에서 맛본 청국장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넘어 영주의 맛과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서울에도 이런 맛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솥밥을 짓는 기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밥맛이 너무 좋아서, 집에 하나 들여놓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꾹 참고,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풍기역 앞에는 오래된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잠시 기관차를 구경하며, 한결청국장에서의 행복했던 식사를 되새겼다. 영주 여행의 시작을 이렇게 맛있는 청국장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

한결청국장은 아침 식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에는 아침 일찍 방문해서, 따뜻한 청국장으로 하루를 시작해보고 싶다. 풍기에서 맛본 청국장의 구수한 행복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혹시 영주, 특히 풍기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한결청국장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부석태 콩으로 만든 깊고 구수한 청국장의 맛은,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풍기 지역의 숨겨진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영주에서의 짧지만 행복했던 미식 여행.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새로운 맛집 탐방을 기대하며, 풍기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