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칼국수의 도시다. 어릴 적부터 칼국수를 밥처럼 먹고 자란 내게 칼국수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추억이자 향수다. 대전에는 수많은 칼국수 맛집이 있지만, 유성온천 근처에 자리한 ‘온천손칼국수쭈꾸미’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곳으로 다가온다. 온천 후 뜨끈한 국물이 간절할 때, 혹은 매콤한 쭈꾸미볶음이 당길 때면 어김없이 발길이 향하는 곳이다.
주말,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셨다. 창밖은 화창한 햇살로 가득했고, 문득 칼국수가 먹고 싶어졌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온천손칼국수쭈꾸미’가 떠올랐다. 유성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칼국수를 먹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유성온천은 언제나 활기 넘치는 곳이다. 족욕을 즐기는 사람들, 온천욕을 마치고 나온 듯한 상기된 얼굴의 사람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온천손칼국수쭈꾸미’는 국군휴양소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커다란 간판이 인상적이었다. 밝게 빛나는 조명 아래 “온천칼국수쭈꾸미”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간판에는 칼국수를 형상화한 그림과 젓가락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어, 이곳이 칼국수 전문점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았다. 대표 메뉴는 물총(동죽)칼국수와 쭈꾸미볶음. 칼국수와 쭈꾸미볶음의 조합이라니,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수육도 판매하고 있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을 것 같아 아쉽지만 패스하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넓고 깔끔한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곧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갔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빈 테이블로 안내해주셨다. 테이블 위에는 냅킨, 수저, 물컵 등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물총칼국수와 쭈꾸미볶음을 주문했다. 잠시 후, 김치와 단무지가 먼저 나왔다. 뽀얀 자태를 뽐내는 단무지와 강렬한 붉은색의 김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치는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이는 것이,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할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총칼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뽀얀 국물 위에는 싱싱한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칼국수 면발 사이사이에는 큼지막한 동죽 조개가 가득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24시간 우려낸 육수라고 하더니, 정말 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조개 특유의 시원함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자꾸만 숟가락을 들게 만드는 마성의 국물이었다.
면발은 자가제면이라 그런지, 쫄깃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밀가루 냄새도 전혀 나지 않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맴도는 느낌이 좋았다. 면발과 국물의 조화가 완벽했고, 먹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면을 후루룩 삼키고 시원한 국물을 들이켜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칼국수에는 역시 김치가 빠질 수 없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집어 칼국수 위에 올려 한 입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김치 맛이 칼국수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김치는 겉절이처럼 갓 담근 신선한 맛은 아니었지만, 매운맛이 강렬해서 칼국수와 잘 어울렸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조금 매웠지만,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매운맛이라 자꾸만 손이 갔다. 매운 김치를 먹고 시원한 칼국수 국물을 들이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칼국수를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쭈꾸미볶음이 나왔다.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볶음은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였다. 쭈꾸미볶음 옆에는 콩나물이 함께 나왔다. 쭈꾸미볶음을 먹기 좋게 자른 후, 콩나물을 넣고 함께 비벼 먹으니, 매콤한 양념과 아삭한 콩나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쭈꾸미는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캡사이신처럼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맛있게 매운맛이라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쭈꾸미볶음을 김에 싸서 먹으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김의 고소함과 쭈꾸미볶음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쭈꾸미볶음 양념에 밥을 비벼 먹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았지만, 칼국수 양이 워낙 많아서 밥은 추가하지 못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찾았다. 혼자 온 손님, 연인,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칼국수와 쭈꾸미볶음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것을 보니, 이곳이 정말 맛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온천손칼국수쭈꾸미’는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훌륭한 곳이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테이블을 치울 때도 일회용 티슈로 깨끗하게 닦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따뜻한 인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다음에 유성온천에 오게 되면, ‘온천손칼국수쭈꾸미’에 꼭 다시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온천손칼국수쭈꾸미’는 칼국수와 쭈꾸미볶음, 두 가지 메뉴 모두 훌륭한 맛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칼국수는 시원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었고, 쭈꾸미볶음은 매콤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돋보였다. 김치 또한 매운맛이 강렬해서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유성온천에서 맛있는 음식을 찾고 있다면, ‘온천손칼국수쭈꾸미’에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온천손칼국수쭈꾸미’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유성온천 거리는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나 또한 칼국수와 쭈꾸미볶음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유성온천 거리를 거닐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천손칼국수쭈꾸미’에서 먹었던 칼국수와 쭈꾸미볶음의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수육까지 함께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전에서 칼국수 맛집을 찾는다면, 유성온천의 ‘온천손칼국수쭈꾸미’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