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산 자락에서 맛보는 특별한 어죽, 파주 청산어죽 본점 방문기 – 숨겨진 지역 맛집 발견

어느덧 완연한 가을,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였다. 문득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파주 출판단지 근처에 볼일이 있던 나는, 오래전부터 이름만 들어왔던 ‘청산어죽’이 떠올랐다. 파주에서 어죽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었다. 심학산 자락에 위치한 본점이라, 드라이브 삼아 가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이번 주말은 특별한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미 많은 차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대기실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다니,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since 2014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곳이라는 사실에 더욱 믿음이 갔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정하기로 했다. 어죽은 당연히 필수였고, 함께 곁들여 먹을 만한 메뉴를 고민하다가 도리뱅뱅과 민물새우튀김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어죽에는 국수, 칼국수, 수제비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고 하니,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끓여 먹다가 밥을 넣어 죽으로 만들어 먹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설레는 마음으로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은 마치 구내식당처럼 정돈되어 있었지만, 오히려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콩나물 무침, 깍두기, 겉절이, 깻잎 장아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겉절이는 매콤하면서도 신선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
하나하나 정갈한 손맛이 느껴지는 밑반찬들. 어죽과의 조화가 기대된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죽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커다란 냄비에 담긴 어죽은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뽀얀 국물 위로 깻잎, 버섯, 붉은 고추가 얹어져 있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스테인리스 국자와 함께 등장한 어죽 냄비는 테이블 중앙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싱싱한 깻잎과 버섯이 듬뿍 들어간 어죽
싱싱한 깻잎과 버섯이 듬뿍 올라간 어죽. 건강함이 느껴지는 비주얼이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깻잎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휘저으니, 국수와 수제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국물부터 맛을 보았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감칠맛이 느껴졌다. 진한 맛보다는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함께 나온 밥은 고봉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어죽을 먹다 보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죽에 들어간 국수와 수제비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특히 깻잎은 어죽의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주었다. 깻잎 특유의 향긋함이 국물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어느 정도 어죽을 먹다가, 밥을 넣어 죽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넣고 잘 저어주니, 걸쭉한 죽이 완성되었다. 죽은 국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어죽에 밥을 넣어 끓인 죽
어죽에 밥을 넣어 끓인 죽은 또 다른 별미였다. 깍두기를 얹어 먹으니 환상적인 조화!

어죽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도리뱅뱅이 나왔다. 둥근 철판 위에 뱅글뱅글 돌려 담긴 도리뱅뱅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도리뱅뱅 위에는 다진 마늘과 고추, 깻잎이 얹어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도리뱅뱅을 하나 집어 들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빙어는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뱅글뱅글 돌려 담긴 도리뱅뱅이
윤기가 흐르는 도리뱅뱅이. 깻잎, 마늘, 고추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깻잎에 도리뱅뱅을 싸서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바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막걸리를 절로 떠오르게 했다. 도리뱅뱅은 어죽과의 궁합도 훌륭했다. 어죽의 담백한 맛을 도리뱅뱅의 매콤함이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민물새우튀김이 나왔다. 갓 튀겨져 나온 새우튀김은 노릇노릇한 색깔을 자랑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새우튀김을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새우 특유의 고소한 맛과 짭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마치 고급 새우깡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민물새우튀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민물새우튀김. 맥주 안주로 제격일 듯하다.

어느덧 냄비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맛있게 먹은 어죽과 도리뱅뱅, 민물새우튀김 덕분에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포장도 2인분 주문했다. 집에서도 이 맛을 다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청산어죽은 파주에서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어죽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비록 대기 시간이 길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집이었다. 파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청산어죽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어죽 한 그릇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심학산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파주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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