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 따뜻한 밥 한 끼가 절실해졌다. 문득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흘러나왔던 인천 주안의 한 식당 이름이 떠올랐다. ‘누이보리밥쌀밥’? 흔한 이름 같지만, 그곳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단순히 보리밥과 쌀밥을 파는 곳을 넘어, 상상 이상의 스끼다시와 훌륭한 가성비 삼겹살을 즐길 수 있다는 정보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기 직전, 나는 스마트폰으로 다시 한번 ‘누이보리밥쌀밥’을 검색했다.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니, 하나같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스키가 끝도 없이 나오는 삼겹살집”, “환상적인 맛과 서비스, 고깃집과 한정식의 묘한 경계”, “정말 역대급 식당, 너무 맛있고 너무 친절하시고”, “부담 없는 금액으로 다양한 음식을 맘껏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곳” 등등. 기대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드디어 식당 앞에 도착했다. 간판에는 정겹게 “누이보리밥쌀밥”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고, 그 옆에는 커다랗게 “생삼겹살”이라는 붉은 글씨가 눈에 띄었다. 뭔가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외관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테이블마다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이곳이 정말 ‘맛집’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직원분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메뉴는 단출했다. 보리밥과 쌀밥, 그리고 생삼겹살.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생삼겹살을 주문했다. 사실,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스끼다시와 삼겹살을 함께 즐기는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이블 위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마치 마법처럼, 끝없이 스끼다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커다란 접시에 담긴 싱싱한 삼겹살은 붉은 빛깔과 하얀 지방의 조화가 예술적이었고, 겉면에 살짝 뿌려진 후추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채 익지도 않은 고기인데, 그 풍성한 비주얼에 압도되어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채소 모둠도 푸짐하게 나왔다. 얇게 슬라이스된 양파와 단호박, 싱싱한 풋콩, 팽이버섯, 그리고 큼지막한 옥수수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된 재료들에서, 이 집의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찬 종류도 하나하나 예사롭지 않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꼴뚜기 젓갈,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간장게장, 꼬득꼬득한 식감이 일품인 묵은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코를 찌르는 나물 무침,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깻잎 장아찌 등등. 마치 임금님 수라상을 받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큼지막한 털게와 꼬막까지 나왔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털게는 찜통에서 갓 나온 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꼬막은 짭짤한 바다 내음을 풍기며 입맛을 돋우었다. 이 모든 것이 단돈 1인분에 만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정말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 삼겹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냄새가 순식간에 식당 안을 가득 채웠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니, 참을 수 없는 식욕이 솟구쳐 올랐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고, 깻잎 장아찌에 싸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깻잎의 향긋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정말 꿀맛이었다. 쌈무에 싸 먹어도, 묵은지에 곁들여 먹어도, 꼴뚜기 젓갈을 올려 먹어도, 어떻게 먹어도 맛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폭풍 흡입을 시작했다.
스끼다시도 하나하나 맛보았다. 털게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고, 꼬막은 쫄깃한 식감이 훌륭했다. 특히, 이모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은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에, 신선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직원분들은 빈 접시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즉시 새로운 스끼다시로 채워주셨기 때문이다. 마치 무한리필 가게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먹었다. 특히, 마지막에 제공되는 15가지 과일은 정말 압권이었다고 한다. 나는 아쉽게도 맛보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푸짐하게 먹었는데, 이 가격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이곳은 단순히 싼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맛과 서비스,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맛집’이었다.
식당을 나서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곳을 적극 추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바로 인천 주안의 “누이보리밥쌀밥”이었다. 분명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음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