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속 작은 방콕, 반타이: 현지인이 빚어내는 태국 맛집 여행

오랜만에 코끝을 간질이는 이국적인 향신료의 부름에 이끌려, 충북 증평으로 향했다. 복잡한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정겨운 증평재래시장 한켠에 자리 잡은 작은 태국 음식점, ‘반타이’가 오늘의 목적지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자리에서 묵묵히 태국의 맛을 지켜왔다는 이야기에,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풋풋한 인심과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한 기분 좋은 기대감을 선사했다.

주차는 증평시장 공영주차장에 하고, 발걸음을 재촉해 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형형색색의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고, 좌판에 펼쳐진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이 풍성함을 더한다. 그 사이,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BAN THAI 태국음식점’이라고 적힌, 마치 태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감의 가게가 눈에 띄었다. 간판에는 영업시간이 오전 9시 30분부터 밤 9시 30분까지, 수요일은 정기 휴무라고 적혀 있었다. 2023년 4월에 간판을 리뉴얼했다고 하는데, 깔끔하면서도 눈에 띄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가게 앞에는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는 모습도 정겹게 느껴졌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옹기종기 6~7개 정도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태국 현지의 사진들과 메뉴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부채 장식과 태국 코끼리 그림 액자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는데, 팟타이, 팟카파오무쌉, 쏨땀, 똠얌꿍 등 다양한 태국 요리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서 부담 없이 여러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에 매장이 반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은 그대로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됐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정독했다. 쌀국수, 볶음밥, 쏨땀 등 익숙한 메뉴들도 있었지만, 똠얌쌀국수, 선지쌀국수처럼 독특한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처음 방문했으니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쌀국수와 팟타이, 그리고 쏨땀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기본 반찬인 단무지와 양파절임이 놓였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쏨땀이었다. 길쭉하게 채 썬 파파야와 당근, 토마토가 새콤달콤한 소스에 버무려져 나왔는데, 젓가락으로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함과 매콤함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톡톡 터지는 땅콩의 고소함이 더해져 씹는 재미까지 있었다. 쏨땀 특유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채소의 향이 어우러져, 태국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싱싱한 쏨땀
새콤달콤, 톡 쏘는 매력의 쏨땀

다음으로 나온 팟타이는 접시 가득 담겨 나왔다. 볶음면 위에는 새우와 숙주, 계란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땅콩 가루와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한 입 맛보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그리고 살짝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아삭한 숙주의 식감이 즐거움을 더했고, 새우의 탱글탱글함이 풍미를 더했다. 팟타이 위에 뿌려진 땅콩 가루는 고소함을 더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쌀국수는 따뜻한 국물과 함께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맑은 국물 위에는 잘게 썬 파와 고소한 튀김 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숙주와 고수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모금 마셔보니, 깊고 시원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쌀국수 면은 부드럽고 쫄깃했고, 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고수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듬뿍 올려진 고수가 정말 만족스러웠다. 혹시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문 시 미리 빼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한다.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
깊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쌀국수

식사를 하면서 가게 안을 둘러보니, 손님들 대부분이 태국 현지인들이었다. 그만큼 이곳의 음식이 태국 본토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실제로 음식을 만드는 분도 태국 현지인이라고 한다. 한국인 사장님과 친절한 태국인 안주인이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팟타이, 팟카파오무쌉, 쏨땀, 똠얌꿍 등은 태국에서 먹던 것과 거의 흡사하다고 한다. 팍치(고수)도 따로 요청하면 듬뿍 주신다고 하니, 팍치 러버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다음에 방문하면 똠얌꿍과 모닝글로리 볶음, 푸팟퐁커리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특히, 푸팟퐁커리는 꽃게가 아닌 다른 게를 사용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그리고 똠얌쌀국수도 별미라고 하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똠얌쌀국수 한 그릇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친절한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증평시장에서 장도 보고 맛있는 태국 음식도 먹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증평에서 이색적인 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반타이’를 방문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저렴한 가격에 태국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 ‘반타이’는 분명 당신의 미각을 만족시켜줄 것이다.

반타이 외부 전경
증평시장에 위치한 반타이 외부 모습

돌아오는 길, 콧속을 간질이는 향신료의 여운과 입안 가득 퍼졌던 태국의 맛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마치 짧은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타이’, 오래오래 이 자리에서 태국의 맛을 지켜주세요!

총평: 증평재래시장 안에 위치한 ‘반타이’는 태국 현지인이 직접 요리하는 태국 음식점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묵묵히 태국의 맛을 지켜왔으며,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팟타이, 쏨땀, 쌀국수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똠얌꿍과 똠얌쌀국수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태국 현지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반타이’를 방문해보자.

반타이 메뉴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반타이
새우볶음밥
고슬고슬 맛있는 새우볶음밥
반타이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반타이 내부
반타이 간판
눈에 띄는 반타이 간판
반타이 메뉴판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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