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한옥에서 즐기는 경기광주 맛집, 예전한정식의 특별한 시간

오랜만에 남편과 드라이브를 나섰다. 목적지는 없었지만, 푸른 하늘과 따스한 햇살에 이끌려 경기도 광주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다. 그러다 문득, 깔끔하고 정갈한 한정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낸 곳은 퇴촌면에 위치한 예전한정식. 100년 된 한옥에서 즐기는 전통 코스요리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니, 웅장한 기와 대문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을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고풍스러운 정원과 돌계단이 펼쳐졌고, 잘 가꿔진 조경 덕분에 한층 더 운치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이미 만차에 가까웠다. 역시 소문난 맛집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하늘 아래 고풍스러운 한옥 지붕
푸른 하늘과 조화를 이루는 한옥의 기와지붕.

예약 없이 방문한 우리는 잠시 대기해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한옥 건물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지루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멋진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부풀었다. 특히, 기와지붕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안내받은 곳은 조용한 룸이었다. 창밖으로는 아직 꽃이 피기 전인 작약들이 심어져 있었다. 활짝 핀 작약꽃을 보며 식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지금의 풍경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룸은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프라이빗한 분위기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를 살펴보니, 점심 특선부터 다양한 가격대의 코스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예전한정식’ 코스를 주문했다. 100년 전통의 한옥에서 맛보는 한정식은 어떤 맛일까? 기대감에 젖어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옥 지붕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
기와지붕 너머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소나무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가장 먼저,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호박죽이 나왔다.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이어서, 형형색색의 샐러드와 탕평채, 잡채, 보쌈, 도토리전 등 다양한 음식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음식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아름다웠다.

테이블 위에서 끓고 있는 샤브샤브
보글보글 끓는 샤브샤브는 시원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메뉴는 샤브샤브였다. 맑은 육수에 신선한 채소와 버섯, 그리고 얇게 썬 고기를 넣어 살짝 익혀 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국물 맛은 흔히 맛보던 샤브샤브와는 조금 달랐는데, 더욱 깊고 풍부한 맛이 느껴졌다. 쌉싸름한 감태가 들어간 전도 독특했다. 바다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보쌈은 쌈무와 함께 나왔는데, 돼지 특유의 잡내 없이 부드럽고 촉촉했다. 잡채는 면발이 쫄깃했고, 간도 적당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탕평채는 신선한 채소와 고소한 김 가루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다. 도토리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샤브샤브에 들어간 신선한 채소들
싱싱한 배추와 팽이버섯이 샤브샤브의 풍미를 더한다.

음식을 맛보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주시고, 따뜻한 미소로 응대해주시는 모습에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돌솥밥을 직접 퍼주시고, 누룽지를 따로 만들어 가져다주시는 서비스는 감동적이었다.

블루리본 서베이에 여러 번 선정된 것을 인증하는 스티커들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여러 해 동안 인정받은 맛집임을 증명한다.

갓 지은 돌솥밥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밥맛 또한 꿀맛이었다. 숭늉은 구수하고 따뜻해서,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식혜는 달콤하고 시원해서,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불렀지만 속은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했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만족감이 밀려왔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한옥 건물을 더욱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밤에 보는 풍경 또한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바로 옆에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어서, 식사 후 커피 한잔을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영수증을 지참하면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말자.

저녁 노을 아래 빛나는 한옥 지붕
해 질 녘, 은은한 조명 아래 빛나는 한옥의 아름다움.

예전한정식은 가족 모임이나 상견례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개별 룸이 여러 개 마련되어 있어 프라이빗한 모임을 즐길 수 있고, 100년 된 한옥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돌잔치가 열리고 있는 듯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식의 양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고, 맛 또한 훌륭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다 보니, 식사 시간이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양한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메뉴판.

전반적으로, 예전한정식은 멋진 분위기 속에서 훌륭한 한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음식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아름다운 한옥 건물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부모님 생신이나 특별한 날,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남편과 나는 예전한정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정식을 먹은 것 같아.”,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었어.”, “다음에는 꼭 부모님 모시고 다시 오자.” 우리는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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