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고소한 기름 냄새에 이끌려 영등포의 한 고깃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 뒷고기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부안집”이라는 이름에서 풍겨져 나오는 정겨움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둥근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마치 어릴 적 동네 친구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던 그때 그 시절의 따뜻한 추억이 떠오르는 듯했다.
벽면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살펴보니, 숙성된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판매하고 있었다. 육즙 목살, 쫀득살, 숙성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궁금했던 것은 ‘오득살’이었다.

돼지 뱃살의 연골 부위, 3일간 숙성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는 안내문을 보니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직원분께 추천을 부탁드리니, 역시나 오득살을 강력 추천해주셨다. 메뉴판 가장 위에 자리 잡은 목살 또한 부드럽고 맛있다고 덧붙이셨다. 그래서 나는 오득살과 목살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테이블 중앙에 놓인 화로 주변으로 앙증맞은 크기의 검은색 종지들이 마치 꽃잎처럼 둘러싸였다. 종지 안에는 다채로운 소스들이 담겨 있었는데, 소금, 쌈장, 멜젓을 비롯해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다양한 종류의 양념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작은 팔레트 위에 물감을 짜 놓은 듯한 모습이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해주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시기 시작했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서 오득살이 지글거리는 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오득살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직원분께서는 첫 점은 소금에 찍어 먹어보라고 권해주셨다.

드디어 오득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꼬들꼬들하면서도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특히 연골 부위 특유의 쫀득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맥주를 부르는 마성의 맛이었다. 기름진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오득살을 멜젓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오득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오득살을 폭풍 흡입했다.
다음으로 맛본 목살은, 역시 메뉴판 맨 위에 자리 잡을 자격이 충분했다. 14일 습성 숙성을 거친 1+ 국내산 암퇘지 목살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풍부한 육즙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고소한 풍미는 혀끝을 감돌았다.

잘 구워진 목살을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기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쌈장에 찍어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목살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쉴 새 없이 입속으로 사라지는 목살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기본으로 제공되는 김치찌개를 맛보았다. 얼큰하고 칼칼한 김치찌개는,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김치찌개에 들어간 돼지고기는, 좋은 품질의 고기를 사용한 듯 부드럽고 쫄깃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쌈 채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소스들이 준비되어 있어, 쌈 채소 없이도 충분히 맛있게 고기를 즐길 수 있었다. 오히려 여러 가지 소스를 번갈아 가며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코로나 극복을 위한 KF94 마스크를 선물로 주셨다. 예상치 못한 선물에 감동받아,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부안집 영등포점에서 맛본 오득살과 목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특히 오득살은, 독특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로 나를 사로잡았다. 다음에는 쫀득살과 껍데기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영등포 맛집 부안집에서의 행복한 식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에 또 방문할 의향 200%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