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를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마음은 이미 저 멀리 북녘 땅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꼬르륵 울리는 배꼽시계는 아름다운 풍경 감상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통일전망대 바로 아래, 독특한 분위기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망설임 없이 발길을 돌렸다. 이름하여 ‘금강산열차식당’. 이름에서부터 풍겨져 나오는 낭만적인 기운에 이끌려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낡은 듯 정겨운 나무 바닥과 붉은색 좌석, 둥근 천장과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영락없는 기차 안 풍경이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랄까. 어린 시절 기차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공간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연인, 친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 웨이팅이 있었지만, 기차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거웠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고민에 빠졌다. 짬뽕, 짜장면, 돈까스, 우동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문어짬뽕’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고성까지 왔으니 특별한 메뉴를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문어짬뽕과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즈돈까스를 주문했다.
주문 후,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꽃병과 창가에 기대어 놓은 엽서들이 소소한 감성을 더했다. 천장에는 옛날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마치 70~80년대 기차 여행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문어짬뽕이 나왔다. 붉은 국물 위로 큼지막한 문어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가 있는 모습이 시선을 압도했다. 콩나물이 듬뿍 올라간 모습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매콤한 향이 코를 찔렀다.

젓가락으로 문어를 들어 올리니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면과 함께 한 입 맛보니, 쫄깃한 문어의 식감과 얼큰한 국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콩나물의 아삭함과 시원한 국물은 매운맛을 중화시켜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면발도 탱글탱글 살아있어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특히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해산물과 야채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은 정말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했다.
함께 주문한 치즈돈까스도 기대 이상이었다. 두툼한 돼지고기 위에 듬뿍 올려진 치즈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비주얼이었다. 칼로 자르니, 부드러운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와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곁들여 나온 샐러드와 밥도 돈까스와 잘 어울렸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멀리 통일전망대가 눈에 들어왔다.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솟은 통일전망대의 모습은 마치 그림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강산열차식당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공간을 넘어, 추억과 낭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아이들은 기차 안에서 밥을 먹는다는 사실에 매우 즐거워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기차 안을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웨이팅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짜장면은 다른 메뉴에 비해 평범하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문어짬뽕과 돈까스는 정말 훌륭했기에, 다른 메뉴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통일전망대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금강산열차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는 통일전망대 방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통일전망대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금강산열차식당에 들러 추억과 낭만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문어짬뽕은 꼭 맛봐야 할 메뉴다. 쫄깃한 문어와 얼큰한 국물은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할 것이다. 고성에서 만난 특별한 맛집, 금강산열차식당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