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마당 한켠에서 연탄불에 구워주시던 고등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단순한 식욕을 넘어, 따뜻한 온기와 푸근한 정을 함께 불러일으키는 마법 같은 것이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후로는 연탄불에 구운 생선을 맛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구 경기를 보러 대전으로 향하던 길, 문득 그 시절의 향수가 강렬하게 밀려왔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나는 ‘동소예’라는 대전 생선구이 맛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밖에서부터 연탄불 특유의 그윽한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주차는 가게 앞 도로변에 가능했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다소 혼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큰 원형 테이블로 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이야기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고등어, 삼치, 갈치 등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 메뉴가 눈에 띄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첫 방문이니만큼 가장 기본인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를 주문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연중무휴 365 OPEN’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숭늉이 먼저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숭늉 한 모금은 얼었던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맛보던 그 숭늉 맛과 똑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고등어구이와 갈치구이가 나왔다. 검정색 접시에 담겨 나온 생선구이는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촉촉해 보이는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특히 갈치구이는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했는데, 마치 성인 남성 팔뚝만 한 크기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생선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김치, 콩나물무침, 백김치, 깻잎 장아찌 등 다양한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구운 김과 양념간장은 연탄불에 구운 생선과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먼저 고등어구이 한 점을 집어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고등어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연탄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풍미를 더했다. 고등어 특유의 기름진 맛은 전혀 느끼하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배가되었다. 갓 지은 따뜻한 밥 위에 고등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이번에는 갈치구이를 맛볼 차례. 큼지막한 갈치 살을 발라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등어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갈치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뼈를 발라 먹기 좋게 손질되어 있어서 먹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특히,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갈치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훌륭했다. 아삭아삭한 콩나물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새콤달콤한 백김치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구운 김에 밥과 생선 살을 올려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니, 마치 고급스러운 김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밑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부담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찬물 역시 냉장고에서 직접 가져다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 반찬이 부족하면 먼저 다가와 채워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온 손님들에게는 더욱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가게는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니, 저녁 늦게 생선구이가 먹고 싶을 때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 가격으로 푸짐한 생선구이 정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예전에는 가격이 더 저렴했던 것 같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지금 가격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치킨 한 마리 가격으로 두 명이 질 좋은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생선구이에 간이 약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함께 제공되는 양념간장에 찍어 먹으면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생선 자체에 약간의 간이 되어 있으면 더욱 맛있을 것 같다. 그리고, 테이블이 둥근 형태라서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러한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대전 맛집 동소예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연탄불에 구운 생선구이의 맛과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나에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전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삼치구이와 제육볶음을 함께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 특히, 이 생선구이 집은 야구장과도 가까워서, 야구 경기를 보기 전에 들러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은은한 연탄불 향이 가득했다. 그 향은 단순한 음식 냄새가 아닌, 따뜻한 추억과 행복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향기였다. 오늘, 나는 동소예에서 맛있는 생선구이와 함께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