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과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며, 문득 학창 시절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즐겨 먹던 경양식 돈까스가 떠올랐다.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두툼한 돼지고기, 그 위에 듬뿍 뿌려진 달콤한 소스. 아련한 추억을 따라, 나는 진천 광혜원으로 향했다. 오늘 방문할 곳은 바로 ‘바보아저씨 돈까스’. 간판에서부터 정겨움이 묻어 나오는 이곳은,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진천 맛집이라고 한다.
광혜원 시내,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노란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찾았다! ‘바보아저씨 돈까스’라는 간판 글씨는 어딘가 서툰 듯했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건물 외벽은 초록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촌스러울 법도 한 색깔 조합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레트로 감성을 자극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가게를 바라보았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은 대부분 10~20대 젊은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돈까스 먹으러 왔을 법한 아이들이 이제는 নিজেরাই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는 모습이 어딘가 뭉클하게 다가왔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돈까스, 치즈돈까스, 생선까스, 치킨까스… 다양한 종류의 돈까스와 뚝배기 스파게티, 낙지덮밥까지. 하나같이 다 맛있어 보여서 도저히 고를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여러 가지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정식’을 주문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돈까스와 치즈돈까스를 각각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스프가 나왔다. 후추를 살짝 뿌려 한 입 맛보니,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부드럽고 고소한 스프가 차가운 속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스프를 먹으며 가게 내부를 둘러보았다. 천장에는 동그란 모양의 조명이 줄지어 달려 있었고,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들이 가득했다. 창밖으로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마치 давние знакомые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 위에 돈까스, 치즈돈까스, 생선까스가 나란히 담겨 있었고, 옆에는 양배추 샐러드와 밥이 소담하게 놓여 있었다. 돈까스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가장 먼저 돈까스를 한 입 맛보았다. 바삭한 튀김옷 속에는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숨어 있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흔히 ‘옛날 돈까스’라고 부르는 바로 그 맛이었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다음으로 치즈돈까스를 맛보았다. 칼로 자르자 뜨거운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쫄깃하고 고소한 치즈와 바삭한 돈까스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특히, 치즈의 풍미가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생선까스 역시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함께 나온 타르타르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니,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돈까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생선까스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돈까스 정식에 신선함을 더해주었다.
돈까스를 먹는 중간중간 양배추 샐러드를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졌다. 샐러드 소스는 사과 소스였는데,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돈까스와 잘 어울렸다.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의 식감도 훌륭했다.
아이들은 돈까스를 정신없이 먹어 치웠다. 특히 치즈돈까스를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들은 “여기 진짜 돈까스 맛집이야!”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이들의 입맛에도 ‘바보아저씨 돈까스’는 완벽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옆 테이블에서 뚝배기 스파게티를 시킨 것을 보고, 나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하나 더 주문했다. 뜨겁게 끓는 뚝배기 안에는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와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 있었다. 치즈가 녹아 면발에 엉겨 붙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스파게티를 한 입 맛보니, 진한 토마토 소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한 면발과 부드러운 치즈의 조화도 훌륭했다. 특히 뚝배기에 담겨 나와서 그런지, 오랫동안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뚝배기 스파게티는 돈까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메뉴였다.
워낙 양이 많아서 돈까스를 조금 남겼지만,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먹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더니, 테이블마다 즉석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덕분에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계산을 마칠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며, ‘바보아저씨 돈까스’는 단순히 맛있는 돈까스를 파는 곳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변함없는 맛은, 오랜 시간 동안 이곳이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듯했다.
광혜원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 나는 맛있는 돈까스와 함께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다시 꺼내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도 ‘바보아저씨 돈까스’는 기억 속에 навсегда 남을 특별한 지역명 맛집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다음에 또 진천에 올 일이 있다면, обязательно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돈까스 곱빼기에 도전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