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시간을 내어 양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종정헌. SNS에서 칭찬이 자자한 한정식 맛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운전대를 잡고 굽이굽이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웅장한 기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를 마치고 고개를 들어보니, 종정헌이라는 멋스러운 글씨가 쓰인 간판이 나를 반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은은한 조명 아래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놓여 있었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종정헌의 대표 메뉴는 보리굴비 정식과 한우 능이 전골.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메뉴였기에 고민 끝에 능이불고기와 영광 보리굴비를 반반씩 주문하기로 했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숭늉을 먼저 내어주셨다. 은은한 숭늉의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숭늉 한 모금을 마시니, 왠지 모르게 속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리굴비 정식이 상 위에 차려졌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고, 따뜻한 솥밥과 시원한 녹차물이 함께 나왔다. 뽀얀 쌀밥 위에는 검은 콩과 완두콩이 콕콕 박혀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솥뚜껑을 여는 순간, 밥알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갓 지은 밥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밥을 녹차물에 말아서 그 위에 보리굴비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굴비는 짜지 않고, 살도 통통하게 올라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종정헌만의 특별한 서비스였다. 직원분께서 직접 보리굴비의 뼈를 발라주시는 것은 물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시기까지 했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굴비 위에 레몬즙을 살짝 뿌려주셔서 굴비 특유의 비린 맛을 잡아주시는 센스도 돋보였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과하지 않은 간이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특히, 따뜻하게 데워져 나온 잡채는 쫄깃한 면발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이 외에도 샐러드, 나물, 김치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풍성하게 차려져 나왔다. 반찬들은 하나같이 신선하고 정갈했으며,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냈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상을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보리굴비에 이어 능이버섯전골도 맛보았다.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한우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버섯과 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깔끔했고, 밥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능이버섯이 듬뿍 들어가 있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부모님께서 특히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정헌에서는 식사 후 숭늉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가마솥밥이 제공된다. 밥을 먹고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드니, 구수한 냄새가 진동했다. 숭늉은 소화를 돕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은은한 차 향기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창밖을 바라보며 잠시 여유를 즐겼다. 종정헌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마치 근사한 양산 여행을 다녀온 듯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종정헌은 넓은 공간과 룸을 갖추고 있어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여러 가족 단위 손님들이 룸에서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어른들을 모시고 가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주차장이 넓은 편이지만, 만차 시에는 주차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종정헌의 훌륭한 음식 맛과 서비스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정헌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정성과 마음을 담아 고객을 대접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느껴졌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입구에 놓인 보리굴비 모형을 보았다. 앙증맞은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어 간직하기로 했다. 종정헌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종정헌은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종정헌에서 맛본 보리굴비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양산의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종정헌에서의 행복한 기억 덕분일까.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양산으로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