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에서 맛보는 시간의 향기, 고색창연한 경주 떡갈비 원조의 맛

경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이 눈부시게 펼쳐졌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논밭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고, 그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목적지는 불국사 인근에 자리 잡은, 오래된 맛집의 풍모를 풍기는 “고색창연”.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노란색 간판에는 ‘고색창연 떡갈비’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드넓은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장 한켠에는 “고색창연”에서 운영하는 듯한 커피집이 보였고, 그 옆으로는 작은 동물원이 조성되어 있어 식사 후 가볍게 둘러보기 좋을 듯했다.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솟은 '고색창연' 간판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솟은 ‘고색창연’ 간판

돌담길을 따라 식당으로 향하는 길, 주변 풍경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고즈넉하고 정겨웠다.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고, 나무로 지어진 외관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식당 입구에는 “어서오세요 고색창연입니다”라는 문구가 정겹게 쓰여 있었고, 그 옆으로는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한우 떡갈비 정식, 반반 떡갈비 정식, 돼지 떡갈비 정식 등 다양한 떡갈비 메뉴와 함께 고추장불고기, 황태국밥 등의 메뉴도 눈에 띄었다.

기와지붕을 얹은 고색창연 식당 건물
기와지붕을 얹은 고색창연 식당 건물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보다 넓고 아늑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오래된 사진들과 군부대 뱃지들이 걸려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앤틱한 느낌의 장식장에는 오래된 책들과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은은한 조명은 공간을 더욱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다. 흘러나오는 올드팝 음악은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마침 3시,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에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한쪽에서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연인들이 오붓하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를 안내받기 위해 “자리 있어요?”라고 조심스레 여쭈니, 직원분께서는 “치워야 돼요”라는 짧은 대답과 함께 5분 동안이나 묵묵부답이었다. 사실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맛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기다리기로 했다. 메뉴를 고심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인 반반 떡갈비 정식(소, 돼지)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가득한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샐러드, 김치전, 유자 연근 조림, 양념게장 등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었고, 중앙에는 된장찌개가 따뜻하게 끓고 있었다. 떡갈비는 뜨겁게 달궈진 작은 무쇠판 위에 올려져 나왔다.

반반 떡갈비 정식 한 상 차림
반반 떡갈비 정식 한 상 차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샐러드였다. 신선한 채소 위에 상큼한 유자 드레싱이 뿌려져 있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젓가락으로 샐러드를 살짝 들어 맛을 보니, 유자의 향긋함과 채소의 신선함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어서 김치전을 맛보았다. 얇고 바삭하게 구워진 김치전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특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유자 연근 조림은 아삭한 연근의 식감과 유자의 달콤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양념게장은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이 게살에 깊숙이 배어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두부, 호박, 양파 등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가 있어 푸짐했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떡갈비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드디어 떡갈비를 맛볼 차례. 먼저 소 떡갈비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은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떡갈비는 소 떡갈비보다 조금 더 쫄깃한 식감이었고, 고소한 풍미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떡갈비 자체는 특별히 튀는 맛은 아니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이라고 할 수 있었다. 떡갈비를 따뜻한 밥 위에 올려 함께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특히,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떡갈비의 육즙은 밥맛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었다.

무쇠판 위에 올려진 소, 돼지 반반 떡갈비
무쇠판 위에 올려진 소, 돼지 반반 떡갈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떡갈비의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다는 것이다. 숟가락과 비교해 보았을 때, 숟가락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또한, 일부 방문객들은 떡갈비에서 화장품 냄새 같은 화학 냄새가 났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나는 그런 냄새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가 잘 들린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카운터 옆에 군복과 군모, 군화, 총 등이 전시된 셀카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군인이셨던 것. 독특한 분위기의 셀카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식당 밖에는 작은 동물원이 조성되어 있어 잠시 둘러보았다. 토끼, 염소, 닭 등 다양한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아이들은 동물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고색창연 식당 건물 외관
고색창연 식당 건물 외관

“고색창연”은 훌륭한 맛, 푸짐한 인심,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떡갈비 자체는 특별히 뛰어난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한 밑반찬과 푸짐한 양,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식당 곳곳에 배어 있는 세월의 흔적과 정겨운 분위기는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다음에도 경주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고색창연”에 다시 들러 떡갈비를 맛보고 싶다. 그때는 돌솥밥과 함께 떡갈비를 즐겨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주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석양이 뉘엿뉘엿 지는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그 아래로 펼쳐진 논밭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고색창연”에서 맛본 떡갈비와 함께, 경주의 아름다운 풍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