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살리는 연천 망향비빔국수 본점의 특별한 맛집 기행

드디어 그곳에 발을 들였다. 망향비빔국수 본점. 전국 곳곳에 체인점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늘 본점에 대한 궁금증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숙제를 해결하듯,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연천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과연 소문대로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했다. 넓디넓은 주차장은 물론, 본관, 별관, 신관까지 갖춘 모습은 흡사 거대한 국수 공장을 연상케 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덤프트럭 같은 큰 차들이 오가는 길이라 조심해야 했다. 횡단보도 앞, 우회전하는 차량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안전하게 건너는 것이 중요했다.

입구에 다다르니 키오스크가 줄지어 서 있었다.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에 온 듯한 풍경이었다. 메뉴는 단출했다. 비빔국수, 잔치국수, 그리고 만두. 망설임 없이 비빔국수와 만두를 주문했다. 본점에서는 다른 지점에서 판매하는 돈가스 메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키오스크 옆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개수대가 마련되어 있어 위생적인 부분도 신경 쓴 모습이었다.

만두
따끈하게 쪄낸 만두는 비빔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주문 후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와 간이 테이블이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은 마치 학교 급식실이나 군대 식당을 떠올리게 했다. 테이블 위에는 나무 상자에 담긴 티슈가 놓여 있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밝게 빛나고 있었고, 벽에는 메뉴판과 함께 영화 ‘강철비’ 촬영 당시 사진이 걸려 있었다. 군부대 앞에 위치한 탓인지, 왠지 모르게 훈련소에 다시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번호가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셀프 코너에서 따뜻한 육수를 한 컵 떠 마셨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육수는 살짝 매콤한 맛이 감돌았다. 뜨거운 육수 덕분에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지만, 컵이 너무 뜨거워 조심해야 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비빔국수가 나왔다. 붉은 양념이 넉넉하게 뿌려진 면 위에는 김치와 상추가 올려져 있었다. 사진으로 보던 비빔국수에는 상추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삶은 계란을 추가(3개 2천원)하여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완성했다.

비빔국수
매콤달콤한 양념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망향비빔국수.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양념을 골고루 섞은 후, 한 입 크게 맛보았다.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넉넉하게 들어간 김치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다. 양념이 텁텁하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지만, 먹다 보니 점점 매운맛이 올라왔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내게는 꽤나 매운 편이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함께 주문한 만두를 먹었다. 만두는 얇은 피에 속이 꽉 차 있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비빔국수와 함께 먹으니 매운맛을 중화시켜 줘서 좋았다. 만두를 비빔국수 양념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비빔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백김치를 곁들여 먹었다. 백김치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으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 잔치국수를 시키면 김치를, 비빔국수를 시키면 백김치를 제공하는 듯했다.

백김치
비빔국수의 매운맛을 달래주는 시원한 백김치.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라, 식당은 마치 공장처럼 분주하게 돌아갔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번호표를 받아 기다렸다가, 음식이 나오면 직접 가져다 먹고, 다 먹은 후에는 퇴식구에 반납하는 시스템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시스템이었지만, 나름대로 효율적인 운영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테이블에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어 아쉬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입구에는 아이스크림과 젤리, 탕후루 등 다양한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그냥 지나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콤한 유혹을 뒤로하고, 식혜 한 잔을 사 마셨다. 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양도 많고 달콤해서 입가심으로 좋았다. 다만, 식혜가 너무 달아서 조금 아쉬웠다.

식당 건물 왼쪽에는 흡연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흡연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또, 식당 뒤편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넓은 홀
넓고 쾌적한 홀은 많은 손님들을 수용할 수 있다.

넓은 주차장 한 켠에는 ‘망향공원’이라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차양막이 설치되어 있어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망향비빔국수 본점은 마치 거대한 국수 공장 같았다. 쉴 새 없이 면을 뽑아내고, 양념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넓은 홀에는 수많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파란색 플라스틱 의자는 마치 군대 식당을 연상시켰다. 테이블 위에는 티슈가 담긴 나무 상자가 놓여 있었다.

돌아오는 길, 문득 망향비빔국수의 유래가 궁금해졌다. 망향비빔국수는 1968년, 망향상회를 경영하던 한정숙 씨가 남편에게 야채수로 비빔국수를 만들어 주던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맛을 본 군인들이 제대 후에도 잊지 못하고 찾아오면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는 왠지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비빔국수, 그 맛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는 아직도 매콤달콤한 비빔국수 양념 맛이 맴돌았다. 대전의 성심당처럼, 연천에는 망향비빔국수가 있다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다음에 또 연천에 올 일이 있다면, 망향비빔국수 본점에 다시 들러 그 맛을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땐 꼭 곱빼기로 시켜서, 남김없이 싹싹 비워야지.

망향공원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망향공원.

망향비빔국수 본점,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되살리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연천 지역의 맛집을 넘어, 오랫동안 기억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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