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주말 오후, 며칠 전부터 벼르던 행궁동 나들이에 나섰다. 목적지는 단 하나, 행리단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작은 일본, ‘배키욘방’이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일본의 작은 마을에 온 듯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 내가 점심 식사를 해결할 ‘배키욘방’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 “이랏샤이마세!” 하는 활기찬 인사가 나를 맞이했다. 순간, 정말 일본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한 일본 애니메이션 포스터와 피규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슬램덩크, 센과 치히로, 짱구…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이었다. 만화 덕후인 나는 마치 천국에 온 듯 황홀경에 빠졌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모습이 보였다.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프라이빗하고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덮밥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도대체 뭘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스테키동, 야끼도리동, 우나기동… 하나하나 다 맛있어 보여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직원분께 추천을 받아 가장 인기 있다는 스테키동과 갈비 우동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스테키동은 큼지막한 큐브 스테이크가 밥 위에 산처럼 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신선한 노른자와 파릇한 쪽파가 얹어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스테이크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갈비 우동은 뜨끈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커다란 갈비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스테키동의 뚜껑을 열자, 숯불 향이 코를 찔렀다. 젓가락으로 스테이크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육즙이 팡 터져 나왔다. 부드러운 스테이크는 입에서 살살 녹았고, 달콤 짭짤한 간장 소스는 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신선한 노른자를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있었고, 씹을 때마다 풍부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밥알 하나하나에 소스가 잘 배어 있어,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느끼할 즈음, 함께 나온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갈비 우동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뜨끈한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쫄깃한 면발은 입안에서 탱글탱글하게 춤을 췄고, 갈비는 부드럽게 찢어져 면과 함께 먹으니 환상적인 맛이었다. 갈비는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에 잘 재워져 있었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우동 국물은 짜지 않고 깊은 맛이 우러나와, 계속해서 들이키게 되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특히, 갈비 우동은 냉우동과 온우동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차가운 면발이 더욱 쫄깃하다고 하여 냉우동을 선택했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 곳곳에 숨어있는 일본 감성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인형, 아기자기한 그릇, 일본 전통 문양이 그려진 벽지 등, 마치 일본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창가에는 다양한 피규어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토토로, 가오나시 등 지브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다. 턴테이블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식사 분위기를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 주었다. LP판이 쌓여있는 옆에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캐릭터 음반이 돌아가고 있었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주문을 받는 순간부터 음식을 가져다주는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아이와 함께 온 손님에게는 아이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직원분들은 “아리가토 고자이마스!”라고 외치며 배웅해주셨다.

배키욘방은 행궁동 메인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았다. 근처에 공영주차장도 있어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었다. 가격대는 일반 덮밥집보다는 살짝 높은 편이지만, 맛, 분위기, 서비스 모두 만족스러워서 전혀 아깝지 않았다. 특히, 행궁동에서 이렇게 정통 일본 가정식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행리단길을 걸으며, 오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다음에 행궁동에 오게 된다면, 배키욘방에 다시 방문해서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땐 꼭 장어덮밥을 먹어봐야지!

배키욘방은 단순한 밥집이 아닌, 일본의 문화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행궁동에서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들과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배키욘방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덮밥을 좋아한다면, 배키욘방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는 일본 현지의 맛과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타마고 우나기동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부드러운 장어와 달콤한 소스, 그리고 촉촉한 계란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행궁동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배키욘방으로 향해보자. 당신의 미각을 만족시켜줄 최고의 덮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옷에 밴 맛있는 냄새를 맡으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야끼도리동과 레몬사와를 꼭 맛봐야지. 행궁동에서 만난 작은 일본, 배키욘방은 내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