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 문득 콧속을 간지럽히는 묘한 향신료 냄새에 이끌려 나성동 골목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멕시칸 음식 특유의 그 강렬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친근한 향,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에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작은 간판, ‘세븐스트리트’. 아, 바로 여기였구나. 간판 옆으로 새어 나오는 주황빛 조명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1개 남짓한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퇴근 후 저녁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벌써부터 북적거렸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벽면을 은은하게 비추는 주황색 조명은 편안하면서도 묘하게 들뜨는 기분을 선사했다. 마치 작은 멕시코 마을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이랄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타코, 화이타, 부리또 등 다양한 멕시칸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스러웠지만, 오늘은 왠지 타코가 끌렸다. 직원분께 추천을 부탁드리니, 이곳의 대표 메뉴는 화이타라고 했다. 특히 다양한 재료를 취향에 맞게 싸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타코에 마음이 꽂혀 있었기에, 결국 타코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주문을 마치자 기본 안주로 나초와 치즈 소스가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치즈 소스에 바삭한 나초를 찍어 먹으니, 맥주 생각이 간절해졌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수제 맥주, 제주에일을 주문했다. 은은한 감귤 향이 풍기는 것이, 나초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타코가 나왔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향연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잘게 썰린 돼지고기, 신선한 살사 소스, 고수, 라임 조각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돼지고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타코 위에 라임즙을 살짝 뿌리고, 고수를 듬뿍 올려 한 입 베어 물었다. 톡 쏘는 라임의 상큼함, 향긋한 고수의 풍미, 그리고 매콤한 살사 소스가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완벽하게 잡아주었다. 마치 입안에서 축제가 펼쳐지는 듯한 황홀한 맛이었다.
세븐스트리트의 타코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소스에 있었다. 흔히 맛볼 수 있는 칠리소스나 마요네즈 대신, 이곳만의 비법 소스를 사용한다고 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한 소스는 타코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함께 주문한 감자튀김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감자튀김 위에는 파마산 치즈 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케첩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갓 튀겨져 나온 따끈따끈한 감자튀김은 맥주 안주로도 제격이었다.

세븐스트리트는 이미 조치원에서는 알아주는 멕시칸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조리 기술로는 탑을 찍는다는 소문이 자자할 정도. 샐러드만 봐도 그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샐러드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화이타를 주문해서 직접 싸 먹는 재미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연인들은 칵테일 한 잔을 기울이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세븐스트리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걸어가면 큰 주차장이 있으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얍오더 앱을 사용하면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방문 전에 미리 설치해두는 것이 좋겠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키오스크 메뉴판이 눈에 띄었다. 메뉴 사진과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쉽게 메뉴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테리어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듯했지만, 메뉴판이나 서비스 등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세븐스트리트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음식, 활기찬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타코는 지금껏 먹어본 타코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세종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맛집이다.
나오는 길, 골목길은 여전히 묘한 향신료 냄새로 가득했다. 그 향을 맡으니, 왠지 모르게 다시 멕시코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븐스트리트는 단순한 멕시칸 레스토랑이 아닌, 나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준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화이타와 마르게리따 칵테일을 즐겨봐야겠다.

덧붙여, 혹시라도 방문 시 아르바이트생의 실수로 주문이 잘못 나오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닭고기 타코를 시켰는데 소고기로 나왔던 경험이 있다. 하이볼은 단맛이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이 점 참고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음식 맛과 분위기는 언제나 최고라는 점은 변함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