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문래역에서 내려 좁다란 골목길을 걸었다. 낡은 철공소 건물들 사이로 하나 둘씩 불을 밝히는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웅웅거리는 기계 소리 대신, 경쾌한 음악 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이 동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바로 이 문래 창작촌 한복판에 숨어있는 작은 보석 같은 곳, ‘모에루’였다.
따뜻한 라멘 국물이 간절했던 나는,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둔 이곳을 드디어 방문하게 된 것이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 ‘모에루’는 일본어로 ‘불타오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차가운 겨울밤, 내 안의 식욕을 활활 불태워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해주었고,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손님들의 포스트잇 메모들이 정겨운 느낌을 더했다. 마치 일본의 작은 이자카야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혼밥을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에서 보았던 천장 가득 매달린 메뉴판과 술병들이 일본 현지의 분위기를 더욱 살리는 듯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라멘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기본인 돈코츠 라멘부터, 매콤한 라멘, 바질 라멘까지. 라멘 외에도 돈까스, 카레, 오뎅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기본인 ‘모에루 라멘’과 ‘경양식 왕돈까스’를 주문했다. 처럼 다른 메뉴도 궁금했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연인끼리 데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곧이어 주문한 라멘과 돈까스가 나왔다.
먼저 모에루 라멘의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돈코츠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돼지 뼈를 오랜 시간 고아 낸 듯한 깊은 맛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마늘 향이 정말 조화로웠다. 면은 얇고 쫄깃해서 국물과 잘 어울렸다. 차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불향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특히 반숙 계란은 노른자가 정말 부드럽고 고소했다. 왜 다들 기본 라멘을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라멘 한 그릇에는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다음으로 경양식 왕돈까스를 맛보았다. 큼지막한 돈까스 위에 뿌려진 달콤한 소스가 어릴 적 먹던 경양식 돈까스를 떠올리게 했다. 돈까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함께 나온 밥과 샐러드, 단무지, 김치도 돈까스와 잘 어울렸다. 특히 볶음김치는 살짝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나서 정말 맛있었다. 돈까스 한 입, 볶음김치 한 입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을 보니, 카레도 정말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꼭 카레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라멘과 돈까스를 먹고 있는데, 직원분이 오셔서 “혹시 밥 더 드릴까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보셨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밥을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조금만 달라고 부탁드렸다. 따끈한 밥을 라멘 국물에 말아 볶음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처럼 밥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이 집의 큰 매력인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라멘 국물을 마시니, 꽁꽁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힘든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벽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메모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오늘 힘든 하루, 모에루 라멘 덕분에 위로받고 갑니다”, “문래 데이트 코스로 최고!”, “인생 라멘 맛집 발견!” 등 칭찬 일색의 메시지들이 가득했다. 나 역시 포스트잇 하나를 꺼내, 감사의 메시지를 적어 벽에 붙였다. 다음에 또 방문할 것을 기약하며, 가게 문을 나섰다. 처럼 가게 곳곳에 붙어있는 손님들의 메모가 이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문래 창작촌에는 정말 다양한 맛집들이 있지만, ‘모에루’는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 따뜻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이었다. 특히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문래에서 따뜻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모에루’를 강력 추천한다.
다음에는 저녁에 방문해서, 서울 오뎅바의 모습도 꼭 즐겨보고 싶다. 처럼 시원한 맥주와 함께 오뎅을 즐기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닭고기 교자, 고로케, 탄탄면 등 다른 메뉴들도 하나씩 정복해보고 싶다. 문래 맛집 ‘모에루’, 앞으로 나의 단골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다음 방문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