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내고,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니 문득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월남쌈이 간절하게 떠올랐다. 예전부터 눈여겨봐왔던 하남의 ‘아초원’이 머릿속을 스쳤다. 하남이지만 송파에서 15분 거리라는 말에 망설임 없이 차를 몰았다. 맛있는 음식을 향한 나의 열정은 좁은 골목길도, 다소 격한 곡선도 두렵게 하지 않았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과연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 무렵,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아초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은 덜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이미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5층 높이의 건물이 웅장하게 서 있었고, 건물 외벽에는 ‘아초원’이라는 간판과 함께 월남쌈 사진이 걸려 있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넓고 깔끔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이었는데, 최근에 모두 등받이 의자가 있는 홀 테이블로 바뀌었다고 한다. 은은하게 흐르는 조용한 음악소리까지 더해져 레스토랑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께서 메뉴를 안내해주셨다. 메뉴는 단 하나, 호주식 월남쌈 무한리필이었다.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23,000원. 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고기와 쌈 재료가 모두 무한리필이고 쌀국수도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괜찮은 구성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신선한 야채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테이블이 가득 채워졌다. 커다란 접시에 형형색색의 야채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양상추, 깻잎, 당근, 오이, 파프리카, 양파, 적채, 새싹채소 등 19가지나 된다는 야채들은 하나같이 신선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특히 붉은색 양배추 채는 쌈에 넣었을 때 색감을 더해줘서 좋았다.

고기는 돼지고기, 소불고기, 훈제오리 세 종류가 나왔다. 열판 위에 올려져 나와서 식사하는 동안 따뜻하게 유지되는 점이 좋았다. 뜨겁게 데워진 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살짝 적셔, 갖가지 야채와 고기를 듬뿍 넣고 땅콩 소스나 매콤한 간장 특제 소스를 찍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라이스페이퍼에 신선한 야채와 따뜻한 고기를 듬뿍 넣어 한 입 베어 물으니,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의 식감과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땅콩 소스의 고소함과 매콤한 간장 소스의 알싸함이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특히 고수! 향긋한 고수를 듬뿍 넣어 먹으니, 마치 베트남 현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느 정도 배가 불렀을 때쯤, 쌀국수를 주문했다. 쌀국수는 무료로 제공되는데, 국물 맛이 꽤 괜찮았다. 쌀국수 면발도 부드럽고, 국물도 시원해서 입가심으로 딱이었다. 쌀국수에 고기와 고수를 올려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마치 밖에서 파는 쌀국수처럼 훌륭했다.
무한리필이라고 해서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야채도 신선했고, 고기도 잡내 없이 맛있었다. 특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벨을 누르면 미소를 띤 얼굴로 달려오셔서 필요한 것을 챙겨주셨다. 마치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친절함이 느껴졌다.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3층에 있는 커피 라운지로 올라갔다. 3층은 식사 후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한쪽에는 커피 머신과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2층 카운터에서 아이스컵을 받아 올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다. 직접 볶은 원두로 내린 커피라 그런지, 향이 정말 좋았다. 3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바깥 풍경도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꽃과 단풍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포장 판매도 하고 있었다. 갑자기 가족들이 생각나서 월남쌈 재료를 포장해 가기로 했다. 포장 용기에 알록달록 예쁘게 담긴 채소들을 보니, 얼른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월남쌈을 즐기고 싶어졌다.
아초원에서 맛있는 월남쌈을 먹고, 3층 커피 라운지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니, 마치 힐링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었다. 신선한 야채와 푸짐한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하남 맛집 아초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밖에 없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면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도 편하게 방문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1인당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맛과 서비스, 그리고 무한리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아초원은 분명 가성비 좋은 하남 월남쌈 맛집이다. 신선한 야채와 3가지 종류의 고기를 무한정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식사 후 3층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하남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아초원에서 맛있는 월남쌈을 즐겨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