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거리역 근처에 볼일이 있어 방문했다가, 남자친구가 그 동네에 아는 사람만 안다는 맛집이 있다고 굳이 데려간 곳이 있었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호천 생갈비”라는 간판이 어딘가 모르게 정겨웠다. 밖에서 보기에는 작은 고깃집인가 싶었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1층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2층으로 안내받았다. 5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2층 테이블도 거의 다 차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남자친구가 강력 추천한 뼈삼겹(생갈비)을 먹을까, 아니면 달콤한 양념갈비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둘 다 맛보기로 했다. 때마침 3인 세트 메뉴가 있길래 뼈갈비 2인분에 삼겹살 1인분, 김치찌개, 그리고 소주 한 병까지 포함된 구성으로 주문했다. 가격은 59,000원.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장아찌류와 젓갈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어리굴젓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어리굴젓은, 흰 쌀밥 위에 올려 먹어도 맛있지만, 돼지갈비와 함께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된다고 한다. 밑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이 집의 내공을 짐작하게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뼈삼겹이 나왔다. 선홍빛의 신선한 고기 위에 칼집이 섬세하게 들어가 있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웠다.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잘 구워진 뼈삼겹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함께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퍽퍽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부드러웠다. 특히, 뼈에 붙어있는 살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남자친구가 왜 그렇게 극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유튜버 육식왕이 왜 이곳을 추천했는지도 단번에 이해가 됐다.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김치찌개도 함께 맛봤다. 적당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김치찌개는,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김치, 두부,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메뉴였다. 특히, 푹 익은 김치의 깊은 맛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었다.
뼈삼겹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이어서 삼겹살을 불판 위에 올렸다. 하지만, 뼈삼겹의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솔직히 삼겹살은 조금 아쉬웠다. 육즙이 부족하고, 왠지 모르게 퍽퍽한 느낌이었다. 다음에는 뼈삼겹만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후식 냉면을 주문했다. 사실, 냉면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 고깃집에서 먹는 냉면은, 대부분 평범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의 냉면은 달랐다. 면발은 자가제면이라 그런지 쫄깃했고,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특히, 함흥냉면의 묵직한 매운맛과 평양냉면의 슴슴하면서도 묘한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냉면 전문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1층에 있는 대기자 명단을 보니, 웨이팅 시간이 1시간이 넘는다고 적혀 있었다. 역시, 맛집은 기다림을 감수해야 하는 법인가 보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었다. 광명에 산다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광명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직원분들이 친절하긴 했지만, 너무 자주 불판을 갈아주시는 바람에,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기가 조금 불편했다. 마치, 빨리 먹고 나가라는 압박감을 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반찬을 더 달라고 부탁했을 때, 셀프가 아니라고 하시면서, 조금밖에 안 주시려고 하는 모습이 조금 아쉬웠다. 생수도 2인당 1병만 제공되고, 추가로 요청하면 정수기 물을 주시는 점도 조금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 맛은 정말 훌륭했다. 특히, 뼈삼겹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였다. 숯불에 구워 먹는 돼지갈비는, 언제나 옳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푸짐하게 한 상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내 통장 잔고는 조금 슬퍼지겠지만 말이다.
총평:
* 맛: 뼈삼겹은 최고, 양념갈비도 괜찮음, 냉면은 기대 이상
* 가격: 가격대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맛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음
* 분위기: 깔끔하고 넓은 공간, 회식이나 가족 외식에 적합
* 서비스: 친절하지만,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음
* 재방문 의사: 뼈삼겹 먹으러 또 가고 싶음

세부 메뉴 평가:
* 뼈삼겹: 이 집의 대표 메뉴. 뼈에 붙은 살은 쫄깃하고 고소하며, 육즙이 풍부하다. 굽는 기술에 따라 맛이 좌우되므로, 직원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젓갈, 특히 어리굴젓과의 조합이 환상적이다.
* 양념갈비: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고기 질이 좋아서,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아도 맛있다. 밥반찬으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다.
* 김치찌개: 돼지고기와 김치가 듬뿍 들어간, 칼칼하고 시원한 김치찌개. 고기를 먹다가 느끼할 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밥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된다.
* 냉면: 자가제면이라 면발이 쫄깃하고, 육수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장점을 섞어놓은 듯한, 독특한 스타일의 냉면이다. 고기를 먹고 난 후, 입가심으로 먹기에 좋다.
* 어리굴젓: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어리굴젓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돼지갈비와 함께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된다. 남은 어리굴젓은 포장도 가능하다.
꿀팁:
* 주말 저녁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하거나,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뼈삼겹은 꼭 먹어봐야 한다.
* 다양한 장아찌류와 젓갈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 냉면도 꼭 시켜서 먹어보자.
* 주차는 광명사거리역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나만의 총점: 5/5
돌아오는 길, 나는 남자친구에게 “정말 맛있는 곳 데려가 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남자친구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다음에 또 맛있는 곳 데려가 줄게”라고 답했다. 우리는 다음 맛집 탐방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다. 광명에서의 뜻밖의 미식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