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 풍경에 취하고, 깊은 맛에 감탄하는 임실 민물 매운탕 맛집 기행

간만에 시간을 내어 전라북도 임실로 향했다. 목적은 오직 하나,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그곳의 명물인 민물 매운탕을 맛보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꼬박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옥정호는, 긴 이동 시간의 피로를 단번에 잊게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부드럽게 부서지는 햇살,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 안은 듯 펼쳐진 푸른 산세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미리 점찍어둔 식당에 도착하니,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넓은 주차장이 꽉 찰 정도였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행히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예약은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창밖으로는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방으로 된 자리는 뷰가 더 좋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방으로 예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식당 내부에서 바라본 옥정호 풍경
창밖으로 펼쳐진 옥정호의 풍경이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메기탕, 새우탕, 닭볶음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지만, 이날의 목표는 오직 하나, 민물 매운탕이었다. 고민 끝에 빠가탕(대)를 주문했다. 빠가사리라고 불리는 동자개가 듬뿍 들어갔다는 설명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반찬의 가짓수가 무려 10가지가 넘었다. 열무 피클처럼 시원한 동치미 맛이 나는 것도 있었고, 감을 시금치처럼 무친 듯한 독특한 감김치도 있었다. 갓김치, 양파김치, 시금치 김치, 고들빼기 김치 등 김치 종류도 다양했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양파김치는 살짝 딸기맛이 나는 듯한 독특한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이 왜 반찬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싱싱한 깻잎에 밥을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입맛을 더욱 돋우었다.

푸짐한 밑반찬
다양하고 정갈한 밑반찬은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빠가탕이 등장했다. 묵직한 뚝배기 안에는 빠가사리와 민물새우,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있었다. 들깨 베이스의 국물은 걸쭉하고 뜨끈한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며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진하고 깊은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들깨의 고소함과 민물새우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들었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빠가사리 살코기는 부드럽고 담백했다. 넉넉하게 들어간 시래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특히 국물에 밥을 말아서 시래기와 함께 먹으니, 든든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왜 다들 이곳을 민물 매운탕 성지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빠가탕 한상차림
빠가탕과 푸짐한 밑반찬의 조화는 최고의 식사를 선사한다.

함께 간 일행은 메기탕을 시켰는데, 역시 국물이 끝내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걸쭉한 들깨 맛과 씹히는 민물새우의 식감이 좋았다고 한다. 심지어 평소 메기탕을 즐겨 먹지 않던 일행도 밥 두 공기를 뚝딱 비웠다고 하니, 그 맛을 짐작할 만하다. 뚝배기 안에는 메기 머리도 들어있었는데, 솔직히 썩 예쁜 비주얼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물이 워낙 훌륭해서 메기를 먹지 않아도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과거 백종원과 허영만도 이곳을 방문하여 극찬을 했다고 한다. 특히 허영만은 새우탕을 맛보고 극찬을 했다고 하니, 다음에는 새우탕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송어회와 닭볶음탕을 시킨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닭볶음탕은 토종닭을 사용해서 닭다리 크기가 엄청나다고 한다. 토종닭 특유의 쫄깃함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밥도둑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봐야 할 메뉴 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

보글보글 끓는 빠가탕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인 빠가탕.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누룽지가 제공되었다. 뜨끈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누룽지까지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한쪽에는 대기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웨이팅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식당을 나서 옥정호 주변을 잠시 거닐었다.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감상하며 소화를 시키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옥정호 출렁다리도 근처에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옥정호 주변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들도 많이 있다고 하니, 식사 후에 차 한잔 즐기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실제로 식사 후 주차장에서 호수를 끼고 코너를 돌면 멋진 카페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마신 쌍화차는 정말 보약 같은 느낌이었다.

돌아오는 길, 1시간이나 운전 시간이 더 늘어났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민물 매운탕 덕분에 힐링 제대로 하고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임실은 전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전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방문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특히 어른들을 모시고 오면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빙어튀김은 가격에 비해 양이 조금 적었고, 튀김옷이 너무 두꺼워서 아쉬웠다. 또한,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는 다소 소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주류 가격이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싼 편이라는 점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실 옥정호는 맛과 멋을 모두 갖춘 매력적인 여행지임에는 틀림없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힐링하고 싶다면, 임실 옥정호로 떠나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특히 민물 매운탕은 꼭 맛봐야 할 필수 코스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푸짐한 빠가탕 한 상
언제 다시 와서 이 맛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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