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이 있던 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양꼬치가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활활 타오르는 숯불 앞에서 기름진 양고기를 구워 먹으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고 싶었다. 서대문역 근처에 괜찮은 양꼬치 맛집이 있다고 해서 ‘양치기소녀’라는 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프랭크버거 2층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도 쉬웠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아직 테이블은 여유가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이었다. 곧이어 친구가 도착하고, 우리는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급 양갈비(29,000원), 양념양꼬치(17,000원), 마늘 꼬치(3,000원)를 주문했다. 메뉴를 고르면서도 어떤 맛일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특히 숯불 직화로 구워 먹는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숯불 향이 더해진 양꼬치는 상상만으로도 황홀했다.
주문이 끝나자마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우기 시작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땅콩, 아삭한 짜사이, 그리고 양꼬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향긋한 무생채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했다. 특히 서비스로 제공된 건두부 볶음과 전병은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건두부 특유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었고, 따뜻하게 구워진 전병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갈비가 등장했다.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양갈비는 선홍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마블링이 예술이었다.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숯불이 들어오고, 뜨겁게 달궈진 석쇠 위에 양갈비를 조심스럽게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양갈비가 익어가는 동안, 우리는 맥주를 주문했다. 시원한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온몸에 짜릿함이 느껴졌다. 역시 양꼬치에는 맥주가 빠질 수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직원분께서 직접 양갈비를 먹기 좋게 잘라주셨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양갈비 한 점을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입안으로 가져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숯불 향!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양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양갈비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양갈비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곧바로 양념 양꼬치를 숯불 위에 올렸다. 양념 양꼬치는 겉면에 붉은 양념이 골고루 발라져 있어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꼬치를 바라보며, 우리는 맥주잔을 부딪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양념 양꼬치도 맛있게 익어갔다.
양념 양꼬치 역시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양고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쯔란을 듬뿍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톡톡 터지는 쯔란의 식감도 재미있었다.

친구가 특히 맛있어했던 메뉴는 ‘못된양꼬치’였다. 겉면에 깨가 듬뿍 뿌려져 있는 못된양꼬치는 신라면 스프처럼 살짝 매콤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특징이었다. 정말 술을 부르는 맛이었다. 나도 모르게 소주 한 병을 추가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마늘 꼬치를 숯불 위에 올렸다. 꼬치에 꽂힌 통마늘은 숯불 위에서 은은하게 구워지면서 달콤한 향을 풍겼다. 겉은 살짝 탄 듯했지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양꼬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깔끔한 맛이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연휴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서비스도 훌륭해서, 불편함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꼭 꿔바로우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꿔바로우를 시켜 먹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맛있어 보였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우리는 입을 모아 ‘양치기소녀’를 칭찬했다. 최근에 방문했던 양꼬치 가게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서대문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양치기소녀’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서대문 양치기소녀에서의 저녁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