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망고플레이트 홀릭 멤버들과의 번개, 메뉴는 다름 아닌 ‘제육대회’였다. 우리는 각자 제육볶음에 일가견이 있다는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남성시장 인근의 한 밥집으로 향했다. 왠지 모르게 시골 밥상의 푸근함이 느껴질 것 같은,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더니, 우리가 방문한 초저녁 시간에도 이미 꽤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왔다. 우리가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에는 거의 만석이 되어, 이 동네에서는 꽤나 인기 있는 맛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메뉴는 제육쌈밥, 청국장 등의 식사류와 닭볶음탕, 오리 로스 등의 안주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는 제육대회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걸맞게 제육쌈밥과 청국장, 된장찌개를 푸짐하게 주문했다. 네 명이서 무려 5인분을 시킨 셈이다.
잠시 후, 우리의 예상대로 좁은 테이블이 가득 채워질 정도로 푸짐한 음식들이 차려졌다. 된장찌개는 건새우와 애호박, 두부를 넣어 끓인, 마치 집에서 끓인 듯한 익숙한 비주얼이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슴슴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집밥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청국장이었다. 뚝배기에서 끓어오르는 청국장의 구수하고 쿰쿰한 향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숟가락으로 듬뿍 떠올려 보니, 뭉근하게 익은 콩 알갱이들이 밥을 부르는 마성의 비주얼을 자랑했다. 망설임 없이 밥에 쓱쓱 비벼 한 입 가득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진한 풍미에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드디어 제육볶음 차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붉은 제육볶음이 테이블 중앙에 놓이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그곳으로 향했다. 돼지 목살 부위를 기름기를 잘 살려 채소와 함께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제육볶음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젓가락으로 제육볶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흐물흐물하게 익은 가지는, 특유의 단맛과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평소 제육볶음을 즐겨 먹지 않던 나조차도, 이 맛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어쩌면 나는 제육볶음을 싫어했던 것이 아니라, 이런 제대로 된 제육볶음을 맛보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싱싱한 쌈 채소에 윤기 흐르는 제육볶음을 올리고, 쌈장과 마늘을 더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향긋한 쌈 채소와 매콤한 제육볶음의 조화는, 정말이지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쉴 새 없이 쌈을 싸 먹는 나를 보며, 다른 멤버들도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인심 좋으신 사장님 내외분은, 밥이 부족할까 봐 고봉밥을 넉넉하게 가져다주셨다. 뿐만 아니라, 맛보라며 묵은지까지 쓱 내어주시는 푸근한 인심에 더욱 감동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우리는 정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주를 곁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들이 하나같이 술을 당기는 맛이라, 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아쉬울 따름이었다.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해서, 제육볶음과 함께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안정적인 맛이 인상적인 곳이었다. 튀거나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 덕분에 누구와 함께 와도 실패할 확률은 없을 것 같다. 양도 적당하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도 자주 생각날 것 같은 곳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집밥을 즐기고 싶다면, 남성시장 밥집을 강력 추천한다.

다만, 혼자 방문했을 때 테이블이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식사를 거절당했다는 후기가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도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과 푸근한 인심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그 따뜻한 한마디에, 나는 다시 한번 이곳을 찾을 것을 다짐하며 남성시장의 골목길을 걸어 나왔다. 남성시장 밥집, 이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정겨운 추억과 따뜻한 행복을 선물해 주는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