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볶는 소리, 종로에서 만난 인생 중식 맛집 “차오푸” 이야기

오랜만에 친구와 종로에서 만나기로 한 날, 며칠 전부터 어디를 갈까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SNS를 샅샅이 뒤져 찾아낸 곳은 바로 ‘차오푸’. 왠지 모르게 정감 가는 이름에 이끌려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차오푸’라니, 마치 웍을 힘차게 흔드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가게 앞에 섰다.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가게 앞에는 앙증맞은 빨간색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부드럽고 따뜻한 마파가지밥 개시”라고 적힌 입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커다란 붓글씨로 쓰여진 메뉴 광고판은 정겨운 느낌을 더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주방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마치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듯했다. 11시 20분 오픈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보니, 갓 지은 따뜻한 요리를 맛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차오푸 영업시간 안내
차오푸의 영업시간 안내. 11시 20분 오픈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럽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벽면에는 메뉴판과 함께 아기자기한 그림 액자들이 걸려 있었는데, 이곳만의 개성을 더하는 듯했다. 메뉴를 찬찬히 훑어보니 짜장면, 짬뽕 같은 기본 메뉴는 물론이고 유린기, 탕수육 등 다양한 요리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다. 뭘 먹어야 할지 고민될 때는 세트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했다.

고심 끝에 나는 짜장면과 유린기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자스민차와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얇게 슬라이스된 단무지와 볶음김치는 중식 요리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볶음김치는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는데, 느끼할 수 있는 중식 요리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짜장면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짜장 소스가 면발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리자, 탱글탱글한 면발이 탄력을 자랑했다. 한 입 맛보니,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짜장 소스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면발은 쫄깃했고, 양파와 돼지고기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다만, 내 입맛에는 조금 단 편이라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윤기가 흐르는 짜장면
윤기가 흐르는 짜장면. 달콤 짭짤한 짜장 소스가 면발을 감싸고 있다.

곧이어 유린기가 나왔다. 튀김옷을 입은 닭고기 위로 신선한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새콤달콤한 유린기 소스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닭고기 튀김을 집어 들자, 바삭바삭한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유린기 소스는 새콤하면서도 달콤했는데,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닭고기 위에 듬뿍 올려진 채소들은 신선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다만, 유린기에 땡초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조금 아쉬웠다. 미리 땡초를 빼달라고 요청하면 좋을 것 같다.

‘차오푸’에서는 짬뽕도 인기 메뉴라고 한다. 특히 우삼겹 짬뽕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껍데기 짬뽕 또한 독특한 메뉴로, 쫄깃한 껍데기의 식감과 매콤한 짬뽕 국물의 조화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짜장면보다는 쟁반짜장이 덜 달고 맛있다는 평도 있으니,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쟁반짜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탕수육 또한 ‘차오푸’의 숨겨진 보석 같은 메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탕수육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정통 스타일인데, 튀김과의 궁합이 훌륭했다. 다만, 양이 조금 적다는 평이 있으니, 넉넉하게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차오푸 기본 상차림
짜장면과 유린기를 주문하니 단무지, 볶음김치, 탕수육 소스가 나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젊은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셨다. 주방이 반 오픈형이라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깔끔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은 친절하게 메뉴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혹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 주셨다.

‘차오푸’는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짜장면, 짬뽕 등 식사 메뉴는 물론이고, 유린기, 탕수육 등 요리 메뉴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세트 메뉴는 더욱 저렴하게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직원분들이 바쁜 시간에는 친절한 응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 맛과 가성비가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차오푸 외관
차오푸의 외관. 붉은색 간판과 커다란 메뉴 광고판이 눈에 띈다.

‘차오푸’에서 잊지 못할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이곳이 왜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났는지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 착한 가격,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었다. 종로에서 맛있는 중식을 맛보고 싶다면, ‘차오푸’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우삼겹 짬뽕과 탕수육을 꼭 먹어봐야겠다.

차오푸 내부
차오푸 내부 모습.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차오푸 메뉴판
차오푸 메뉴판.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우삼겹짬뽕
차오푸의 인기 메뉴, 우삼겹짬뽕.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봐야겠다.
차오푸 메뉴
차오푸의 또 다른 메뉴 사진.
차오푸 쟁반짜장
차오푸의 쟁반짜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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