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 따뜻한 밥 한 끼가 간절해 함안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군북면에 숨어 있다는 한정식집. 화려한 간판도, 요란한 광고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길을 나섰다. 함안 자체가 주는 푸근함에 더해, 굽이굽이 이어지는 시골길은 어린 시절 외할머니 댁에 가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정겹기 그지없었다. 드넓은 논밭은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산들은 푸른 옷을 입고 묵묵히 서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속에서, 나는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밖에서 볼 때는 그저 평범한 시골집 같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예상외로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이 나를 맞이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룸도 마련되어 있어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기에도 좋아 보였다. 벽 한쪽에는 정갈하게 놓인 도자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를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에는 돌솥밥 정식, 염소보양탕, 염소양념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돌솥밥 정식을 주문했다. 돌솥밥은 짓는 데 시간이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셨다.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꿀팁도 잊지 않으셨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봤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돌솥밥 정식이 나왔다. 쟁반 가득 차려진 반찬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10가지가 훌쩍 넘는 다양한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나물, 김치, 샐러드, 조림 등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접 담근 듯한 김치였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붉은 빛깔이 입맛을 자극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돌솥밥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밥 위에는 밤, 대추, 호박, 은행 등 다양한 견과류와 채소가 얹어져 있었다. 뚜껑을 여는 순간,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알은 찰기가 넘쳐 보였다. 밥을 그릇에 퍼 담고,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었다.

먼저 밥만 한 입 먹어봤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밥의 풍미는 정말 최고였다. 갓 지은 밥 특유의 찰진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반찬이 맛있었다. 특히, 사장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김치는 정말 밥도둑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은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나물 반찬들도 신선하고 향긋했다.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도라지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나는 시금치나물, 짭짤한 간장 양념이 밴 콩나물 등 다채로운 나물들은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조림 반찬들도 훌륭했다. 달콤 짭짤한 간장 양념이 밴 멸치조림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쫀득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조화로운 오징어젓갈은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다.
밥을 다 먹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누룽지를 먹었다. 구수한 누룽지는 소화도 잘 되고 입가심으로도 좋았다. 짭짤한 젓갈을 얹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염소보양탕을 추가로 주문했다. 사실 염소고기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즐겨 먹지 않았는데, 이곳 염소보양탕은 누린내가 전혀 없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시켜봤다.

잠시 후, 뚝배기에 담긴 염소보양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부추가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정말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았다. 깊고 진한 국물은 텁텁하지 않고 깔끔했다. 염소고기는 쫄깃하고 담백했다.
사장님께서는 염소보양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처음에는 그냥 먹다가, 3분의 1쯤 먹고 난 뒤에는 땡초를 넣어 매콤하게 즐기고, 마지막에는 방아와 들깨를 넣어 고소하게 먹으면 된다고 했다.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먹으니, 정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땡초를 넣으니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고, 방아와 들깨를 넣으니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돌솥밥 정식과 염소보양탕,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마치 할머니가 차려주신 듯한 푸짐한 밥상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나는 함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함안 군북면, 숨겨진 보석 같은 한정식 맛집에서의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정갈한 음식과 푸근한 인심,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하루였다. 함안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싶다. 혹시 함안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