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와 드라이브를 나섰다. 목적지는 대구 팔공산 자락, 그 중에서도 동화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연경동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창밖 풍경이 바뀌는 동안, 우리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친구가 얼마 전부터 눈여겨봐왔다는 중식 레스토랑 이야기가 나왔다. 이름하여 ‘도휴( Doughue)’. 퓨전 스타일의 요리가 꽤나 인상적이라고 했다.
사실 중식은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지만, 친구의 적극적인 추천과 ‘연경동 맛집’이라는 키워드에 은근히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의 건물이었지만, 세련된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주변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마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테이블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웨이팅이 길지 않아 곧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짜장면, 짬뽕 같은 기본적인 메뉴는 물론이고, 숙주 탕수육, 레몬 크림 새우, 마라 짬뽕 등 독특한 퓨전 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친구와 나는 각자의 취향에 맞춰 메뉴를 골랐다. 나는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숙주 탕수육과 사천 탕면을 주문했고, 친구는 해물 볶음 짜장을 선택했다.
주문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룸도 마련되어 있어, 조용하게 모임을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 처럼 테이블 위에는 가지런히 놓인 나무 받침대의 냅킨이 놓여져 있었는데, 소소하지만 정갈한 느낌을 더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음식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였다. 먼저 숙주 탕수육의 비주얼에 감탄했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 위로, 아삭한 숙주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간장 소스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탕수육 한 점을 집어 소스와 숙주를 함께 곁들여 먹으니, 바삭한 탕수육과 아삭한 숙주의 식감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특히, 느끼함을 잡아주는 숙주와 달콤 상큼한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탕수육 특유의 느끼함 때문에 많이 먹지 못하는 나조차도, 계속해서 젓가락이 향했다.

이어서 사천 탕면을 맛보았다. 붉은 빛깔의 국물 위로, 각종 해산물과 채소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 한 모금을 들이켜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매콤한 뒷맛이 느껴졌지만, 과하게 맵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해산물은 신선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친구의 해물 볶음 짜장도 맛보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짜장 소스 위로, 탱글탱글한 새우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짜장 소스는 일반 짜장면에 비해 단맛이 덜하고, 해물의 풍미가 더해져 더욱 깊은 맛을 냈다. 나는 짜장 위에 올려진 계란후라이를 참 좋아하는데, 도휴 짜장면에도 어김없이 올라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물이 부족하면 알아서 채워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에는 유린기와 류산슬밥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휴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분위기,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이곳이 연경동에서 ‘맛집’으로 불리는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테이블이 8개 정도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동화천을 따라 산책을 하며 소화를 시켰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다.
대구 연경동에서 특별한 중식 경험을 하고 싶다면, ‘도휴’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조만간 다시 방문하여, 못 먹어본 메뉴들을 섭렵할 예정이다. 그때는 가족들과 함께 와야겠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친구와 나는 도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도 먹어보자고 약속하며, 우리는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연경동 도휴, 그곳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