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이 동하는 짜장면, 짬뽕 맛집을 찾았다는 소문을 듣고 은평구로 향했다. 늘 새로운 맛집을 탐험하는 미식가로서, 이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청래화’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더욱이 깔끔한 매장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니,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뚫고 도착한 청래화는 예상대로 멋스러웠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은은한 조명과 테이블 배치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밖에서 살짝 엿본 내부에는 이미 손님들이 가득 차 있었다. 주말 저녁 시간이라 웨이팅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바로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물과 함께 메뉴판을 건네받았다. 메뉴를 고르기도 전에 느껴지는 친절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 기본적인 중식 메뉴는 물론, 코스 요리와 다양한 요리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뭘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짜장면과 짬뽕을 포기할 수 없어 삼선짜장과 해물짬뽕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탕수육 맛집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오늘은 왠지 깔끔한 면 요리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음 방문에는 꼭 부추 탕수육을 먹어봐야지 다짐하며 주문을 마쳤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자스민차가 나왔다.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게, 추위로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여느 중국집과는 확연히 다른, 편안하고 세련된 공간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선짜장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짜장 소스 위로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탱글탱글한 새우와 오징어, 그리고 쫄깃한 해삼까지.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 게 한눈에 보였다. 면은 특이하게도 시금치 면이었다. 은은한 녹색 빛깔이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짜장 소스와 잘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짜장 소스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면은 쫄깃하고 탱탱했고, 시금치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 더욱 특별했다. 신선한 해산물은 톡톡 터지는 식감을 더했다. 특히 해삼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마치 고급 해산물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짜장 소스가 면에 제대로 배어 있어, 먹는 내내 싱겁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삼선짜장을 몇 입 먹으니, 이번에는 해물짬뽕이 나왔다. 뽀얀 김을 내뿜는 붉은 국물 위로 역시나 푸짐한 해산물이 올려져 있었다. 큼지막한 새우와 오징어는 물론, 홍합과 조개, 그리고 각종 채소들이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짬뽕 국물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먹어 봤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매운맛이 인상적이었다. 해장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면 역시 짜장면과 마찬가지로 시금치 면을 사용했는데, 짬뽕 국물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면발은 얇은 편이었지만, 쉽게 불지 않아 좋았다.
짬뽕에 들어간 해산물도 신선했다. 특히 큼지막한 새우는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홍합과 조개는 시원한 국물 맛을 더했다. 짬뽕 국물은 은은하게 소고기 맛이 느껴지는 듯했는데, 아마도 육수를 낼 때 소고기를 사용한 듯했다. 덕분에 국물 맛이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껴졌다.
삼선짜장과 해물짬뽕 모두 양이 꽤 많았다. 하지만 워낙 맛이 훌륭해서,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면을 흡입하고, 국물을 들이켰다. 먹는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오로지 맛있는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홀은 금세 만석이 되었고, 웨이팅을 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친절함을 잃지 않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테이블을 정리하는 손길도, 주문을 받는 목소리도, 모두 밝고 활기찼다.
식사를 거의 마쳐갈 때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식사를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음식 맛은 괜찮은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에서, 청래화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청래화는 외관부터가 여느 중국집과는 달랐다. 흔히 떠올리는 붉은색 간판 대신,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간판이 눈에 띄었다. 건물 외벽은 베이지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통유리창을 통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마치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였다. 주변에는 푸릇푸릇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곳은 23년도에 처음 알게 된 이후로 꾸준히 방문하는 단골집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은평구 주민이 굳이 이 곳까지 찾아온다는 간증은 그 맛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고등학생 딸의 졸업 후에도, 회사 동료들과의 식사 자리에도, 심지어 혼밥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 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요리 메뉴를 여러 개 시켜놓고 먹느라 사진조차 제대로 찍지 못했다는 후기에서는, 청래화의 음식 맛에 대한 만족도를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후기들을 살펴보니, 식사 시간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점은 미리 감안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면이 일반 중식 면이 아닌 부드러운 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면의 식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청래화의 음식 맛과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후식을 안 먹고 가면 아쉬울 것 같았다. 마침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다음에는 꼭 코스 요리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청래화에서 맛있는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나오니,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 청래화는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에 또 맛있는 중식이 생각날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청래화를 찾을 것이다. 그때는 꼭 부추 탕수육과 코스 요리를 먹어봐야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귓가에는 아직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맴도는 듯했다. 청래화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마음까지 풍요로워지는 경험이었다. 은평구에서 맛있는 중식 맛집을 찾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청래화를 추천할 것이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