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연차가 생겼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것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차에 몸을 실었다. 핸들을 잡고 이끄는 대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용인에 들어서 있었다.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리는 것을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듯했다. ‘용인 맛집’을 검색하니, 왠지 집밥 같은 따뜻한 밥상이 그리워 생선구이 전문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도 정겨운 “큰솔밭”이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짙푸른 색 건물 외관에 큼지막한 붓글씨체 간판이 눈에 띄었다. 초록색 배경에 숲 그림이 그려진 가게 전면은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하게 풍기는 생선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테이블은 이미 점심 식사를 즐기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혼자 온 나는 구석 창가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생선구이와 돌솥밥이 주 메뉴인 듯했다. 고등어, 갈치, 꽁치 등 다양한 생선구이 정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고등어구이 돌솥밥 정식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숭늉이 먼저 나왔다. 구수한 숭늉으로 속을 따뜻하게 데우니, 왠지 모르게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등어구이 돌솥밥 정식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과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구이, 그리고 10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밑반찬들이 쟁반 가득 놓였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준 듯한 푸근한 밥상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고등어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갓 지은 돌솥밥의 뚜껑을 여니, 향긋한 밥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밥을 그릇에 옮겨 담고,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었다.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으니, 쌀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찰지고 맛있었다. 특히, 이곳 돌솥밥은 밥알에 윤기가 흐르고 밥맛이 좋아, 밥만 먹어도 꿀맛이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고등어구이를 맛볼 차례.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입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한 생선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고등어구이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푸짐한 밑반찬이었다. 콩나물무침, 김치, 깻잎장아찌, 어묵볶음 등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긴 반찬들은 맛깔스러웠다. 특히, 갓 부쳐낸 따끈한 부침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간도 적당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서 그런지,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밥 위에 고등어구이 한 점을 올리고, 그 위에 깻잎장아찌를 얹어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사장님의 푸근한 인심도 빼놓을 수 없다. 부족한 반찬이 있으면 언제든 친절하게 리필해주셨다. 특히, 고등어구이는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배가 불렀지만, 사장님의 인심에 감동하여 고등어구이를 한 번 더 리필했다. 리필한 고등어구이 역시 갓 구워져 나와 따뜻하고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솥에 남은 누룽지를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구수한 누룽지는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마치 어머니가 해준 집밥을 먹은 것처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큰솔밭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정갈한 음식과 푸근한 인심 덕분에,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용인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맛있는 생선구이를 함께 즐겨야겠다.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배웅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따뜻한 인사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훈훈해졌다. 가게 문을 나서며, 다시 한 번 큰솔밭의 푸근함과 따뜻함에 감동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용인의 아름다운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마음이 풍족해진 하루였다. 용인에 이런 숨은 맛집이 있었다니, 앞으로 종종 용인으로 드라이브를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다른 생선구이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능이 백숙도 맛있다는 소문이 있어, 다음 방문 때는 꼭 능이 백숙을 먹어봐야겠다. 용인 큰솔밭,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따뜻한 식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