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미나리 향에 취하는 과천 버섯칼국수 맛집 기행

주말을 맞아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목적지는 과천,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을 품고 있는 곳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도시, 그곳에 숨겨진 보석 같은 칼국수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향했다. 정겹게 붉은 글씨로 쓰인 ‘정봉**칼국수’ 간판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다. 하늘은 맑고,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향하는 길,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기 번호 98번.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식당 입구에는 대기 현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예상 대기 시간을 가늠할 수 있었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듯, 생각보다 금방 자리가 났다.

정봉**칼국수 간판
정겹게 붉은 글씨로 쓰인 ‘정봉**칼국수’ 간판

내부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가든식 식당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샤브 버섯칼국수가 메인인 듯했다. 2인분을 주문하고, 고기와 야채를 추가했다.

주문 후, 따뜻한 보리밥이 먼저 나왔다. 된장과 참기름이 더해진 고소한 보리밥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겉절이 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신선한 배추로 담근 겉절이는 칼국수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젓가락으로 김치를 찢어 보리밥 위에 올려 한 입 먹으니, 기다림의 시간이 즐거워졌다.

보리밥
된장과 참기름이 더해진 고소한 보리밥

드디어 샤브 버섯칼국수가 나왔다. 냄비 안에는 미나리와 버섯이 듬뿍 담겨 있었다. 마치 초록빛 정원을 옮겨 놓은 듯 싱그러운 모습이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미나리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향긋한 냄새에 넋을 잃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미나리가 듬뿍 담긴 냄비
미나리와 버섯이 듬뿍 담겨 마치 초록빛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냄비

얇게 썰린 소고기를 육수에 살짝 담갔다 건져 먹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얼큰하면서도 달콤한 국물은 어린아이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순한 맛이었다. 미나리와 버섯을 함께 먹으니, 향긋함과 쫄깃함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샤브샤브를 즐긴 후, 칼국수 면을 투하했다. 이곳 칼국수는 직접 손으로 반죽한 수타면이라 더욱 특별하다. 면이 뭉치지 않도록 잘 저어주면서 끓였다. 면이 익어갈수록 국물이 걸쭉해지고, 더욱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수타면 칼국수
직접 손으로 반죽한 쫄깃한 수타면 칼국수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리니, 탱글탱글함이 눈으로도 느껴졌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면을 맛보니, 쫄깃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었다. 국물이 잘 배어 더욱 깊은 맛을 냈다. 마치 우동 면발처럼 굵고 쫄깃한 면은, 기계면과는 차원이 다른 만족감을 선사했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야채 등을 넣고 직접 볶아 먹는 방식이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볶음밥을 냄비 바닥에 살짝 눌러붙게 만들어 먹으니, 더욱 고소하고 맛있었다.

칼국수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수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샤브샤브와 칼국수, 볶음밥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푸짐한 양 덕분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당 내부가 다소 혼잡하고, 직원들이 친절하게 서빙을 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띵동벨이 없어 직원을 부르려면 손을 들어야 하고, 음식 먹는 법에 대한 설명도 따로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화장실은 남녀 공용 공간에 칸이 나뉘어 있는 형태였다. 이 부분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곳은 등촌칼국수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수타면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국물은 등촌칼국수보다 덜 진하고 깔끔한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의 칼국수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얇게 썰린 소고기
샤브샤브용 얇게 썰린 소고기

계산을 하고 나오니, 어느새 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역시 과천 맛집답다. 서울랜드나 서울대공원에 놀러 왔다가 들르기 좋은 곳이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과천에서의 칼국수 맛집 탐험은 성공적이었다. 싱그러운 미나리 향과 쫄깃한 수타면,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진 샤브 버섯칼국수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배추 겉절이 김치
칼국수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는 배추 겉절이 김치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과천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일까.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김치, 소스, 집게, 가위
테이블에 놓여진 김치, 소스, 집게, 가위
테이블 전체샷
샤브샤브를 즐기기 위해 세팅된 테이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