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김천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고향 방문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지만, 동시에 ‘이번엔 뭘 먹어야 잘 먹었다 소문이 날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김천은 생각보다 맛집 불모지라, 새로운 곳을 뚫는 재미는 덜하지만, 그래도 입소문 난 곳들을 찾아다니는 재미는 쏠쏠하다. 이번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월남쌈 샤브’ 전문점이었다. 평소 샤브샤브를 즐겨 먹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다. 게다가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 가성비 좋다는 평까지 자자하니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차를 몰아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찍한 주차장이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왠지 모르게 짜증부터 솟구치는 나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외관은 깔끔한 인상을 주었고,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간판이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커다란 글씨로 적힌 ‘월남쌈 샤브’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웠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에는 수많은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부터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를 잡고 앉자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주셨다. 점심특선 메뉴도 있었지만, 왠지 오늘은 푸짐하게 먹고 싶어서 저녁 메뉴로 주문했다.
샤브샤브 냄비가 테이블에 놓이자, 그 크기에 다시 한번 놀랐다. 냄비는 반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한쪽은 순한 맛, 다른 한쪽은 매운 맛 육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나는 당연히 두 가지 맛 모두 맛보고 싶었기에 반반 육수로 선택했다. 곧이어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샐러드바에는 샤브샤브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채소와 월남쌈 재료, 그리고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스낵류까지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샐러드바로 향하는 발걸음은 저절로 가벼워졌다. 싱싱한 배추, 청경채, 숙주나물, 깻잎 등 샤브샤브에 빠질 수 없는 채소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버섯 종류도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껏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월남쌈 코너에는 갖가지 색깔의 채소들과 파인애플, 새우, 닭가슴살 등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뿐만 아니라 떡볶이, 튀김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류도 준비되어 있었다. 샐러드바를 한 바퀴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샤브샤브를 즐기기 위해, 신선한 채소들을 한가득 담아 자리로 돌아왔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채소들을 듬뿍 넣었다. 맑은 육수에는 배추와 청경채를, 매콤한 육수에는 숙주나물과 깻잎을 듬뿍 넣어 각기 다른 풍미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 곧이어 직원분께서 고기를 가져다주셨다. 얇게 썰린 소고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고기를 육수에 살짝 담갔다가 건져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맑은 육수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했고, 매콤한 육수는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깻잎과 함께 먹으니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쉴 새 없이 고기를 집어넣고, 채소를 건져 먹으며, 두 가지 육수를 번갈아 맛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월남쌈도 빼놓을 수 없었다. 따뜻한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적셔, 갖가지 채소와 고기를 넣고 돌돌 말아 한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함이란! 특히 파인애플의 달콤함과 새우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쌈을 어찌나 많이 싸 먹었던지, 나중에는 라이스페이퍼가 부족할 정도였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샐러드바에는 칼국수와 볶음밥 재료도 준비되어 있었다. 맑은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 시원하게 끓여 먹고, 남은 육수에 밥과 김치를 넣고 볶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김치를 잘게 썰어 넣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감칠맛을 더해줘서 더욱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후식 코너에서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떠서 입가심을 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완벽한 마무리였다. 커피와 연잎차, 송이차도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나는 은은한 향이 매력적인 연잎차를 선택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오늘 식사에 대한 만족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정말 저렴한 가격에 이렇게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니!’ 하는 생각에 감탄했다. 재료도 신선하고, 맛도 훌륭하고, 게다가 무한리필이라니! 이 정도면 김천에서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손님이 워낙 많아서 직원분들이 조금 바빠 보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다음에 김천에 오게 된다면, 주저 없이 다시 방문할 것 같다. 그땐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푸짐한 식사를 즐겨야겠다. 김천 맛집을 찾는다면, ‘월남쌈 샤브’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샐러드바를 좋아하거나,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아, 그리고 떡볶이도 의외로 맛있으니 꼭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오늘도 맛있는 식사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