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향이 가득한 온양 골목길 속 아산 굴칼국수 맛집 순례기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문득 굴이 듬뿍 들어간 칼국수가 떠올랐다. 아산에 굴칼국수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망설임 없이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서천 굴칼국수’.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허름하지만 정감 있는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간판에 ‘서천 굴칼국수’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since 1998이라는 문구가 이 집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서천 굴칼국수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 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굴칼국수와 굴파전, 콩국수 등이 있었는데, 굴을 맛보러 온 만큼 굴칼국수와 굴파전을 주문했다. 가격은 굴칼국수 11,000원, 굴파전 17,000원. 굴칼국수 곱빼기는 1,000원이 추가된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김치와 깍두기가 놓였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김치는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깔을 뽐냈다. 깍두기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적당히 익어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 깍두기 하나를 집어 먹으니 입안에 침이 고였다.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는 젓갈 향이 살짝 느껴지면서 칼국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것 같았다. 특히 깍두기는 굴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겉절이 김치
젓갈향이 살짝 풍기는 겉절이 김치, 칼국수와의 궁합이 기대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굴칼국수가 등장했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굴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국물 위에는 굴이 가득 올려져 있었고, 애호박과 파, 김 가루가 고명으로 얹어져 있었다. 뽀얀 국물은 굴의 깊은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굴 특유의 향긋한 내음이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으로 휘저으니, 면발 사이사이에도 굴이 숨어 있었다. 정말 굴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칼국수 위에는 다진 양념과 고추가 올려져 있었다. 취향에 따라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굴이 듬뿍 들어간 굴칼국수
굴이 아낌없이 들어간 굴칼국수, 푸짐한 양에 압도된다.

먼저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진하고 시원한 굴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굴 특유의 감칠맛과 시원함이 어우러져,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삼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은, 마치 바다를 통째로 마시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진 양념과 고추를 넣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해장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굴칼국수 전체샷
다진 양념과 고추를 넣어 칼칼한 맛을 더했다.

면은 기계면인 듯했지만, 쫄깃함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었다. 마치 할머니가 손으로 직접 밀어 만든 듯한, 정겨운 느낌이 드는 면이었다. 굴과 함께 면을 후루룩 먹으니, 입안에서 굴 향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면발 사이사이로 스며든 굴 국물은, 면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면을 다 먹고 난 후에도, 숟가락으로 국물을 계속 떠먹었다.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굴도 하나씩 음미해 보았다. 탱글탱글한 굴은 신선함이 느껴졌다. 입안에서 톡 터지는 굴은, 바다의 향기를 그대로 품고 있었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굴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굴 껍데기가 간혹 섞여 나오기도 했지만, 굴의 신선함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굴을 워낙 좋아해서 생굴로도 즐겨 먹지만, 이렇게 익혀 먹는 굴도 정말 맛있었다.

굴과 면을 함께
탱글탱글한 굴과 부드러운 면의 조화.

굴칼국수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굴파전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온 굴파전은, 보기만 해도 바삭해 보였다. 파와 굴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고, 당근과 다른 채소들도 함께 섞여 있었다. 굴파전 위에는 양념장이 함께 나왔다. 젓가락으로 굴파전을 찢어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파의 향긋함과 굴의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굴파전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굴파전
겉바속촉의 정석, 굴파전.

굴파전은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운전을 해야 했기에, 막걸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굴파전은 밀가루가 조금 많은 듯했지만, 굴과 파, 당근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정말 맛있게 먹었다. 굴파전 하나만으로도 배가 불렀지만, 굴칼국수를 남길 수는 없었다. 정말 굴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자판기가 놓여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주차는 조금 불편했지만, 근처 롯데마트에 주차하면 된다.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이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맛있는 굴칼국수를 먹은 덕분에 모든 것이 용서되었다.

돌아오는 길, 굴칼국수의 여운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서천 굴칼국수’에서 굴 향 가득한 칼국수 한 그릇을 맛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다음에는 꼭 막걸리 한 잔과 함께 굴파전을 즐겨봐야겠다. 아산 지역명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

메뉴
굴칼국수, 굴파전 외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아, 그리고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손님들 사이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는 듯했다. 무뚝뚝한 말투나, 주문이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다. 물론 바쁜 시간에는 조금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맛있는 굴칼국수를 먹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또한 면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쫄깃한 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집의 부드러운 면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면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굴 국물과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면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굴의 맛은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주차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근처 롯데마트에 주차하면 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차비는 무료이니, 마음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서천 굴칼국수’는 아산에서 꼭 방문해야 할 맛집임에 틀림없다. 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굴칼국수와 굴파전을 함께 즐겨봐야겠다.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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