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간성읍 맛집, 시인의 손맛이 깃든 길서방네 감자옹심이에서 만난 인생 백반

여행의 설렘을 안고 도착한 강원도 고성.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역시 그 지역의 특별한 음식을 맛보는 데 있다. 특히 고성 간성 전통 시장은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정겨운 인심과 맛있는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여행 계획에 빼놓지 않고 넣었다. 시장 구경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길서방네 식당 & 감자옹심이”는, 소박한 외관과는 달리 깊은 맛과 감동을 선사한 숨겨진 맛집이었다.

시장 안, 자그마한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은 여섯 개 남짓, 정겨운 분위기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 편안했다. 벽면에는 사장님께서 직접 쓰신 듯한 시들이 걸려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철학과 삶의 애환이 담긴 글귀들이 인상적이었다. 식당 간판 옆에 붙어있는 낡은 전화번호 안내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했다. 강릉 출신이라는 사장님은 이곳에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옹심이를 만들어오셨다고 한다.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장인의 손맛은 과연 어떨까?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옹심이칼국수
옹심이칼국수

메뉴판을 보니 감자옹심이, 칼옹심이(칼국수+옹심이), 손칼국수, 장칼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셀프 백반’. 뷔페식으로 운영되는 백반은 단돈 8,000원에 10가지가 넘는 반찬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백반을 먹을까, 옹심이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두 가지 다 맛보기로 했다. 둘이서 백반 1인분에 칼옹심이 1인분(곱빼기로!)을 시키면 된다는 친절한 설명에 망설임 없이 주문을 마쳤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뷔페식으로 차려진 백반 코너였다. 커다란 쟁반 위에 김치, 콩나물무침, 잡채, 멸치볶음, 나물 등 다채로운 반찬들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스테인리스 통에 담긴 반찬들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먹음직스러운 색깔에 절로 군침이 돌았다. 뷔페식 반찬 코너에는 젓가락과 집게가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반찬들
정갈하게 담겨 있는 다양한 반찬들

접시에 먹을 만큼 담아 자리로 돌아오니, 금세 칼옹심이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김 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진 칼옹심이는 보기만 해도 따뜻함이 느껴졌다. 옹심이는 동글동글하고 쫄깃해 보였고, 칼국수 면발은 탱글탱글해 보였다.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맛보니, 멸치 육수의 시원함과 감자의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간도 적당해서, 짜거나 싱겁지 않고 딱 좋았다.

옹심이는 입안에서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겉은 부드럽고 속은 쫀득한 옹심이는, 역시 옹심이 맛집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았다. 칼국수 면발 또한 쫄깃하고 탱탱해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칼국수와 옹심이를 함께 먹으니, 두 가지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맛있었다.

옹심이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옹심이

백반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볶음김치는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있어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꿀맛이었다.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고, 간도 딱 맞아서 자꾸만 손이 갔다. 잡채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 먹어보니,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멸치볶음은 바삭바삭하고 고소해서,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다채로운 백반 반찬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백반 반찬

반찬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면서, 사장님의 손맛에 감탄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경험과 정성이, 음식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특히, 옹심이와 백반 모두 간이 딱 맞아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집밥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식당 안을 둘러보니 더욱 정감이 갔다. 벽에 걸린 시들은 사장님의 감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고, 소박한 인테리어는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예 움 길 (돌아가는 길)”이라는 문구가 적힌 그림이 걸려 있었다. 잠시 멈춰 서서 그림을 바라보며, 삶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느껴보았다.

벽에 걸린 그림
식당 내부에 걸린 그림 액자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어땠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시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계산을 하면서, 현금으로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식당을 나서면서, 고성 여행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옹심이의 쫄깃한 식감과 백반의 푸짐한 인심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고성 간성 전통 시장에 방문한다면, 꼭 “길서방네 식당 & 감자옹심이”에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식당 간판
정겨운 느낌의 식당 간판

돌아오는 길, 시장 입구에 있는 무료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한번 시장을 둘러보았다. 활기 넘치는 시장 분위기와 정겨운 상인들의 모습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고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간성 전통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정겨운 시장 분위기도 느껴보시길 바란다.

강원도 고성, 그곳에서 만난 “길서방네 식당 & 감자옹심이”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따뜻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한 특별한 공간이었다. 고성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옹심이와 백반을 맛봐야겠다. 그때는 사장님께 시 한 수 부탁드려야지.

메뉴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메뉴판
메뉴2
옹심이칼국수2
반찬
옹심이2
전체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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