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단연 싱싱한 해산물, 그중에서도 게장이었다. 여수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여진식당’은 여행 전부터 내 마음속 맛집 리스트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다. 붉은 벽돌로 마감된 2층 건물, 커다란 간판에는 ‘여진식당’ 네 글자와 함께 먹음직스러운 게장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드디어 그 기대감을 가득 안고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마다 놓인 게장과 다양한 반찬들을 보니 더욱 배가 고파졌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게장백반이 주력 메뉴인 듯했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우리는 게장백반 2인분을 주문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게장 포장 판매 안내와 함께 전화번호(061-685-7999)가 적혀 있었다. 나중에 부모님께 선물로 보내드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간장게장과 매콤한 양념이 군침을 돌게 하는 양념게장, 그리고 보기 좋게 구워진 생선구이가 눈길을 끌었다. 쟁반 가득 채워진 다채로운 밑반찬들은 전라도 음식의 풍성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먼저 간장게장부터 맛을 보았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이 게살 깊숙이 배어 있어 입안 가득 풍미가 퍼져 나갔다. 신선한 게살은 입에서 살살 녹았고,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감칠맛이 폭발하는 간장게장은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이어서 양념게장을 맛보았다. 붉은 양념이 듬뿍 묻어 있는 양념게장은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였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간장게장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톡 쏘는 듯한 매운맛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양념게장에 들어간 참깨가 고소한 풍미를 더해줘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게장과 함께 나온 생선구이도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생선구이는 짭짤한 맛이 더해져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특히 흰 쌀밥 위에 생선 살을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게장백반에 함께 나오는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갓김치를 비롯한 다양한 김치 종류는 전라도 음식 특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갓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또한, 콩나물무침, 깻잎장아찌 등 다양한 나물 반찬들은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게다가 여진식당에서는 게장 중 한 가지 맛을 리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나는 고민 끝에 간장게장을 리필했다. 처음 맛보았던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리필한 간장게장도 변함없이 맛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수 백반에 흔히 등장하는 갓김치, 게장, 생선구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여수 백반의 푸짐함을 기대하고 방문했는데, 게장과 생선구이를 함께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한, 둘이 방문했는데 생선구이는 무조건 2인분으로 주문해야 한다는 점도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드는 요소였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여진식당의 게장은 정말 훌륭했다. 게장 특유의 비린 맛 없이 감칠맛이 꽉 차 있었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수 로컬 맛집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여진식당에서 맛본 게장의 풍미가 자꾸만 떠올랐다. 여수 여행을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게장을 즐기고 싶다. 여수에서 진정한 맛집을 찾는다면, 여진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