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살리는 구로구청 앞 24시 참좋은순대국, 그 깊은 맛에 빠지다 – 향수를 자극하는 서울 맛집 기행

어릴 적, 할머니 손을 잡고 왁자지껄한 시장 골목을 누비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시절 시장 한켠에 자리 잡은 작은 국밥집은, 허름했지만 따뜻한 온기로 가득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뚝배기 가득 담긴 푸짐한 국밥 한 그릇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정과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잊고 지냈던 그 따뜻한 추억을 되살려줄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구로구청 근처의 ‘참좋은순대국’으로 향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헤치고 도착한 ‘참좋은순대국’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사람, 친구와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 가족 단위로 외식을 나온 듯한 모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푸근한 분위기가, 굳어있던 내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순대국, 소머리국밥, 순대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망설임 없이 ‘순대국’을 주문했다. 왠지 모르게, 가장 기본에 충실한 메뉴를 맛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뚝배기가 눈 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와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그 안에는 순대와 각종 부속고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순대국과 반찬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순대국 한 상 차림

가장 먼저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맛보았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가마솥에서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듯한 깊은 맛이었다. 진한 사골 육수는 추운 날씨에 얼어붙었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고, 뱃속 깊은 곳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순대국에 들어있는 순대는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특히, 야채순대는 선지 함량이 적어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얇게 저며진 뽈살은 육향이 강하면서도 담백했고, 쫄깃한 식감이 돋보였다. 다른 부속고기들 역시 신선하고 퀄리티가 좋아, 먹는 즐거움을 더했다.

순대국과 함께 제공되는 깍두기와 김치는, 순대국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숨은 공신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낸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적당히 익은 김치는 감칠맛이 뛰어나 순대국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깍두기는 그 맛이 잊혀지지 않아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나는, 깍두기 국물에 밥을 살짝 비벼 먹으니, 그 맛이 정말 최고였다.

순대국을 먹는 동안, 테이블 한 켠에 놓인 다진 양념, 들깨가루, 청양고추를 조금씩 넣어 나만의 스타일로 맛을 변화시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진 양념을 넣으니 칼칼한 맛이 더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고, 들깨가루를 넣으니 고소한 맛이 극대화되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청양고추를 넣으니 매콤한 맛이 더해져,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사실, 순대국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많고, 나 역시도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참좋은순대국’의 순대국은 달랐다. 돼지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국물은 깔끔하고 담백했다. 순대와 각종 부속고기 역시 신선하고 퀄리티가 높았다. 순대국을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여긴 다시 와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그 맛은 보장된 셈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벽면에는 다녀간 손님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포스트잇에 적힌 짧은 메시지들, 폴라로이드 사진들, 낙서들… 하나하나 살펴보니, 이곳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24시간 운영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늦은 밤,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방문객들은 직원들의 친절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바쁜 시간대라 그런지, 직원들이 다소 지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친절하거나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었기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순대국 한 그릇에 11,000원이라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푸짐한 양과 퀄리티 높은 재료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24시간 운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다진 양념을 넣어 얼큰하게 즐기는 순대국
다진 양념으로 매콤함을 더해 즐겨보세요

‘참좋은순대국’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푸짐한 순대국 한 그릇, 친근한 사람들의 모습… 모든 것이 어린 시절 시장에서 느꼈던 따뜻한 정을 떠올리게 했다. 바쁜 일상에 지쳐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려준 ‘참좋은순대국’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식당을 나서는 길,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다음에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 역시 어린 시절 시장에서 국밥을 즐겨 드셨을 테니, 이곳에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워하실 것 같다. ‘참좋은순대국’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혼밥을 즐기는 사람, 친구와 수다를 떨고 싶은 사람, 가족 외식을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따뜻한 위로와 든든한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구로구청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참좋은순대국’에 들러보길 바란다. 24시간 언제든 따뜻한 순대국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는 더욱 간절해지는 곳이다.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공기 말아 김치 한 조각 올려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려서일까.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참좋은순대국’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곳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서울의 명물 같은 맛집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 ‘참좋은순대국’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졌다. 눈을 감으니, 아직도 뽀얀 국물 위로 피어오르는 김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그 따뜻한 추억을 되새겨야겠다. 그때는 꼭, 부모님과 함께.

참좋은순대국의 순대국
깊고 진한 국물이 일품인 순대국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