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고향길, 따스한 햇살이 차창을 스치는 오후였다. 문득 학창 시절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기억이 떠올라, 잊고 지냈던 모교를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모교는 이미 폐교된 상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영광으로 향하던 중, 특이한 간판이 눈에 띄었다. ‘우리사이35cm’? 폐교를 리모델링해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 망설임 없이 차를 돌렸다.
드넓은 운동장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개해 있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학교 건물은 고풍스러운 식당으로 변신해 있었다. 낡은 교문을 지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칠판과 책상, 풍금이 놓여 있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넓고 탁 트인 홀에는 테이블이 넉넉하게 놓여 있어 단체 손님도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듯했다. 깨끗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잔디밭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 마치 숲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쌈밥, 제육볶음,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인 우렁쌈밥과 제육볶음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놋그릇에 담긴 윤기 흐르는 밥과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우렁쌈장,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제육볶음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싱싱한 쌈 채소는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깻잎, 상추, 배추 등 다양한 종류의 쌈 채소가 풍성하게 담겨 나왔다. 채소의 잎맥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싱싱했고, 흙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갓 밭에서 따온 듯했다.
먼저 우렁쌈장을 맛보았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우렁쌈장은 밥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살아났다. 톡톡 터지는 우렁의 식감과 고소한 된장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시판 쌈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풍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제육볶음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돼지고기에 깊숙이 배어 있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함께 볶아진 양파와 파는 제육볶음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싱싱한 쌈 채소에 밥과 우렁쌈장, 제육볶음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서 입안 가득 넣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쌉싸름한 쌈 채소의 향과 짭짤한 우렁쌈장, 매콤달콤한 제육볶음의 조화는 완벽했다. 쌈을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다채로운 풍미가 폭발했고, 멈출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느껴졌다. 특히, 묵은지와 볶음밥에 함께 나오는 신김치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적당히 익은 묵은지는 아삭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자랑했고, 신김치는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마치 할머니가 직접 담가주신 듯한 정겨운 맛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드넓은 운동장과 푸르른 잔디밭, 그리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더욱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장님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식당이라는 독특한 컨셉과 정성 가득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우리사이35cm’에서의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영광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그때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면, 영광 맛집 ‘우리사이35cm’를 강력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이상의 특별한 경험이었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푸근한 인심과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이 특별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