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어느새 초량으로 향하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 이름, ‘목구멍’. 왠지 모르게 정감 가는 이름에 이끌려, 오늘 저녁은 솥뚜껑 위에서 지글거리는 돼지고기의 향연을 만끽하기로 했다.
가게 문을 열자, 활기찬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젊은 직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기를 굽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마치 축제에 온 듯한 들뜬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천장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환풍구가 늘어져 있었고, 벽면에는 메뉴와 안내문이 정갈하게 붙어 있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의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삼겹살, 목살, 갈비본살… 고민 끝에, 오늘은 삼겹살과 목살을 맛보기로 결정했다. 잠시 후, 솥뚜껑이 묵직하게 테이블 위에 놓였다. 솥뚜껑 가운데에는 검은색 손잡이가 솟아 있었고, 솥뚜껑 표면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마치 노련한 장인이 다듬은 듯한 솥뚜껑을 보니, 이곳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김치, 새콤달콤하게 무쳐진 파채, 고소한 콩나물무침, 아삭한 백김치…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다채로운 반찬들이 쟁반 가득 차려졌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싱싱한 쌈 채소였다. 깻잎, 상추, 고추 등 다양한 채소들이 바구니에 담겨 나왔는데, 어찌나 신선한지 잎이 살아있는 듯 생기 넘쳤다. 곁들임 소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쌈장, 기름장, 간장 소스 등 취향에 따라 고기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과 목살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덩어리째 나온 고기는 선홍빛 자태를 뽐내며 신선함을 자랑했다. 특히 삼겹살은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완벽했고, 칼집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직원분이 능숙한 솜씨로 솥뚜껑 위에 고기를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솥뚜껑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삽시간에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솥뚜껑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순식간에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직원분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기를 뒤집고 잘라주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삼겹살과 목살은 황금빛으로 변신했다. 육즙이 좔좔 흐르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직원분은 “이제 드셔도 됩니다”라는 말과 함께, 갓 구운 고기 한 점을 내 접시 위에 올려주셨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비주얼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솥뚜껑에 구워서 그런지, 기름기는 쏙 빠지고 훈연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특별했다. 신선한 쌈 채소에 파채, 마늘, 쌈장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목살 역시 훌륭했다.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으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목살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삼겹살과 목살을 번갈아 가며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에,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고 말았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 회냉면을 주문했다.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새빨간 양념에 뒤덮인 회냉면이 등장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오이, 매콤한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꼬들꼬들한 회가 듬뿍 들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회냉면을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것은 물론,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맛이 훌륭했고, 고기와 함께 먹으니 최고의 궁합을 자랑했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소갈비본살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풍겨오는 소고기 향이 어찌나 매혹적이던지! 큐브 모양으로 썰어져 나온 갈비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 나왔는데, 그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침샘을 자극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직원분들이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기 때문에,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 맛있는 고기를 맛볼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계산대 옆에 ‘미나리’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미나리 시즌이 아니어서 맛볼 수 없었지만, 미나리 삼겹살 또한 이곳의 인기 메뉴라고 한다. 싱싱한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으면,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라고 하니, 다음 미나리 시즌에는 꼭 방문해서 맛봐야겠다.
목구멍 초량점에서는 맛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감동적이었다. 직원분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고기를 굽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말을 걸어주시고, 맛있게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며, 목구멍 초량점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맛있는 음식, 훌륭한 서비스, 활기찬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특히 솥뚜껑에 구워 먹는 돼지고기는 정말 특별했다. 기름기는 쏙 빠지고 훈연 향이 은은하게 배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했다.
초량 맛집 ‘목구멍’, 이곳은 단순한 고깃집이 아닌,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하고 싶은 곳,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은 곳이다. 부산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