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뒤섞인다. 이번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오래도록 곁을 지켜온 친구 녀석이 드디어 군에 입대하게 된 것이다. 입대 전 마지막 만찬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고른 곳은, 양구에서도 손꼽히는 한우 맛집이라는 “강원한우정육식당”이었다. 녀석에게 든든한 고기 한 상을 선물하고 싶었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넓은 주차장이 눈에 들어왔다. 규모가 상당한 만큼,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과연, 식당 건물 외벽에는 소 그림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정육식당답게, 입구에서부터 신선한 고기들이 진열된 쇼케이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힌 꽃등심의 자태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녀석과 나는 잠시 넋을 잃고 고기들을 감상했다. 어떤 부위를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결국 우리는 꽃등심과 안심, 그리고 육회까지 푸짐하게 골랐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곧 숯불이 들어왔다. 테이블 위 환풍기에서는 묵직한 쇠 냄새가 희미하게 풍겼다. 뜨겁게 달아오른 숯을 보니, 녀석의 앞날처럼 활활 타오르는 듯했다. 밑반찬이 하나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종류가 엄청 다양하진 않았지만,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깔끔한 구성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등심이 불판 위에 올려졌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의 화력이 워낙 좋아서, 순식간에 겉면이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핏기가 살짝 남아있을 때, 재빨리 뒤집어 마저 구워주었다.

잘 익은 꽃등심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육즙이 팡 터져 나왔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정말이지 황홀경 그 자체였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함과 부드러움은, 왜 이 집이 양구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녀석도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게 눈 감추듯 고기를 해치웠다.
이번에는 안심을 구워볼 차례. 꽃등심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안심은, 훨씬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녀석은 쌈 채소에 싸서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눈치였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슬슬 느끼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육회였다. 신선한 육회는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며, 입맛을 다시 돋우어 주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정말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했다. 녀석과 나는 순식간에 육회 한 접시를 비워냈다. 다만, 육회 양념이 살짝 달달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뜨거운 숯불 앞에서 연신 고기를 굽다 보니,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에어컨이 조금 약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지만, 맛있는 고기 덕분에 더위도 잊을 수 있었다. 숯불 덕분에 실내 온도가 꽤 높았지만, 환풍기가 연기를 잘 빨아들여 쾌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꽃게가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뜨끈한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녀석도 된장찌개가 맛있는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아쉬운 마음에 냉면도 하나 시켜 나눠 먹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듯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한우를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당 상차림비가 따로 부과되지만, 고기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녀석과 나는 잠시 식당 앞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었다. 녀석은 “정말 맛있는 저녁이었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다.
돌아오는 길, 녀석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아마도 군 생활에 대한 걱정과 설렘이 뒤섞여 있겠지. 나는 녀석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힘내라는 말을 건넸다.
강원한우정육식당에서의 저녁 식사는, 단순한 만찬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녀석의 입대 전 마지막 추억을 함께하며,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맛있는 고기와 든든한 식사는, 녀석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양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들르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 넓은 공간 덕분에 단체 모임에도 좋을 것 같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육회비빔밥도 판매하고 있으니, 온 가족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천문대와 곰취찐빵집도 있다고 하니,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듯하다.
오늘따라 녀석과의 추억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강원한우정육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는, 우리 우정의 또 다른 페이지를 장식해 주었다. 녀석이 군 생활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를, 그리고 함께 다시 이곳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양구에서의 아름다운 기억을 가슴에 품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