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되짚는 계룡 남부시장식 현대옥, 그 깔끔한 맛의 맛집 여행

계룡은 내게 특별한 도시다. 아들과 함께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땀 흘리던 기억, 싱그러운 바람과 풋풋한 젊음이 함께했던 그 시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문득, 그 시절 라이딩 후 땀을 식히며 들르곤 했던 국밥집이 생각났다.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이 실감 나는 게, 벌써 12년이나 흘렀다니. 그 맛은 변치 않았을까, 그 자리 그대로 있을까 하는 설렘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찾아 나섰다.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을 때,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현대옥’. 변함없는 모습에 안도감이 들었다. 세월의 흔적은 곳곳에 묻어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모습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매우 자신있는 신메뉴!!”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입간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매우 자신있는 신메뉴
식당 입구에서부터 ‘매우 자신있는 신메뉴’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봤다. 콩나물국밥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콩나물국밥이 눈에 띄었다. 전주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 현대옥 콩나물국밥, 얼큰돼지국밥 등…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메뉴들도 새롭게 추가된 듯했다.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결국 나의 선택은 변함없이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이었다. 아련한 기억 속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하나 둘씩 놓였다. 콩나물국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깍두기, 김치, 오징어젓갈 등 익숙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젓갈의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풍미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스테인리스 밥그릇과 컵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콩나물 국밥과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콩나물 국밥 한 상 차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콩나물국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국밥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먹음직스러웠다. 파와 김가루가 듬뿍 올라간 국밥에서는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뽀얀 국물에 잠겨있는 콩나물과 밥알은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듯했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한 모금 맛봤다.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과하지 않은 간 덕분에 콩나물 본연의 시원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12년 전 그 맛 그대로였다. 변치 않은 맛에 대한 감사함과 동시에, 아련한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콩나물 국밥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인 콩나물 국밥.

이번에는 밥과 함께 콩나물을 듬뿍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아삭아삭 씹히는 콩나물의 식감과 밥알의 조화는 역시 최고였다. 뜨거운 국물에 살짝 데쳐진 김치의 아삭함과 시원함은 국밥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젓갈을 살짝 올려 먹으니 짭짤한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수란’이다. 뜨겁게 끓는 국밥에 살짝 풀어 넣으면, 국물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고소한 풍미가 더해진다. 수란을 숟가락으로 살짝 떠서 입에 넣으니, 톡 터지는 노른자와 함께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오징어 한 마리
쫄깃하고 신선한 오징어 한 마리.

함께 주문한 ‘오징어 한 마리’도 빼놓을 수 없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오징어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집어 들어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더욱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오징어 특유의 향긋한 바다 내음은 덤이었다.

초장에 찍은 오징어
초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쫄깃한 식감이 더욱 살아난다.

국밥을 먹는 중간중간,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콩나물국밥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깔끔한 맛만 남았다. 깍두기 역시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드러났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냈다. 땀까지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제대로 몸보신한 기분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 역시, 맛있는 음식이 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랜만에 왔는데, 여전히 맛이 좋네요. 덕분에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푸짐한 한 상 차림
콩나물 국밥과 오징어, 밑반찬까지 푸짐한 한 상 차림.

돌아오는 길, 가족들과 함께 그 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워주는 것을 넘어, 소중한 추억을 되살리고 가족 간의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계룡 지역에 다시 오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곳 현대옥을 다시 찾을 것이다. 변치 않는 맛과 따뜻한 정이 있는 곳, 바로 이곳이 진정한 맛집이니까.

아, 덧붙여 말하자면 이곳은 콩나물국밥 외에도 순두부찌개도 꽤나 괜찮다고 한다. 얼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다음에는 꼭 한번 맛봐야겠다. 그리고 콩나물국밥에 시레기를 추가해서 먹으면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해장에도 좋고, 간단하게 혼자 식사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다만,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테이블 정돈이나 바닥 청결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맛과 추억을 쫓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그만큼 내게는 소중한 장소이니까.

밑반찬
다양한 밑반찬은 콩나물 국밥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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