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천호역 빵 맛집 블랑제리11-17에서 만난 특별한 순간들

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내고, 그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은행 업무를 보고,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문득 달콤한 빵과 향긋한 커피가 간절해졌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예전에 친구가 추천해줬던 천호역 근처의 작은 빵집이 떠올랐다. 이름도 예쁜 “블랑제리11-17”.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담하고 소박한 외관의 빵집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색 간판에 검은색 글씨로 쓰여진 “블랑제리11-17″이라는 상호명이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빵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아늑한 공간에는 갓 구워져 나온 빵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빵들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비추고 있었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빵집 안은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블랑제리11-17 외관
따뜻한 햇살 아래 정갈한 느낌을 주는 블랑제리11-17의 외관

빵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몽블랑, 카스테라 같은 친숙한 빵부터, 두쫀쿠, 치아바타, 감자빵처럼 독특한 빵까지,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두쫀쿠’라는 빵이었다. 겉은 초코 파우더로 덮여 있고, 속은 피스타치오로 가득 채워진 모습이 무척 독특해 보였다. 3시에 나온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는 걸 보니,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듯했다.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두쫀쿠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빵들을 둘러보던 중, 쑥빵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쑥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것이, 왠지 건강하고 맛있는 빵일 것 같았다. 빵피는 촉촉하고 쫀득하며, 팥앙금과 호두가 듬뿍 들어있어 쑥, 팥, 호두의 조화가 환상적일 것 같았다. 쑥과 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빵이었다.

다양한 빵 진열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블랑제리11-17의 빵 진열대

고민 끝에 쑥빵과 함께,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2층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 음료와 빵을 들고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갔다. 2층은 1층보다 더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창밖으로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부터 맛보았다. 신선한 야채와 햄, 치즈가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재료들의 향연!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재료들은 하나하나 신선하고 맛있었다. 특히 빵과 재료들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정말 순식간에 샌드위치 한 개를 뚝딱 해치웠다.

다양한 빵들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쑥빵을 맛볼 차례. 빵을 반으로 가르자, 쑥 향이 더욱 진하게 풍겨왔다. 빵 속에 가득 들어찬 팥앙금과 호두의 모습에, 다시 한번 침이 꼴깍 넘어갔다. 한 입 먹어보니, 쑥의 은은한 향과 팥의 달콤함, 그리고 호두의 고소함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빵피는 촉촉하고 쫀득했고, 팥앙금은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았다. 특히 호두가 듬뿍 들어있어, 씹는 재미까지 더해졌다. 쑥 향이 과하지 않고 은은해서, 쑥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빵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쌉쌀한 커피가 빵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따뜻한 햇살 아래 나뭇잎들이 살랑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즐기니, 정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먹음직스러운 빵 단면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식사빵의 매력적인 단면

빵을 먹는 동안, 빵집 안에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사가는 사람, 케이크를 포장해 가는 사람, 그리고 나처럼 빵과 커피를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블랑제리11-17을 찾고 있었다.

한참 동안 빵과 커피를 즐기면서, 책을 읽기도 하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기도 했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잠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블랑제리11-17은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다 먹은 쟁반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계산대 옆에는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와 타르트가 진열되어 있었다.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케이크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 딸기 타르트가 눈에 띄었는데, 싱싱한 딸기가 듬뿍 올라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음에는 꼭 딸기 타르트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계산을 하려고 기다리는데, 마침 3시가 되어 두쫀쿠가 나왔다. 직원분은 “두쫀쿠 나오는 시간은 3시이고, 1인당 2개까지 구매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많은 사람들이 두쫀쿠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나도 얼떨결에 줄에 합류했다.

두쫀쿠 안내문구
블랑제리11-17의 인기 메뉴, 두쫀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두쫀쿠 2개를 구매했다. 가격은 개당 6,800원. 지난번에 다른 곳에서 사 먹었던 두쫀쿠보다 크기도 크고, 포장도 훨씬 고급스러워 보였다. 빨리 집에 가서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두쫀쿠를 꺼내 들었다. 겉은 초코 파우더로 덮여 있었고, 속은 피스타치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칼로 조심스럽게 반을 자르니, 쫀득한 빵피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겉은 쫀득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초코 파우더의 달콤쌉싸름한 맛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정말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두쫀쿠를 사 먹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두쫀쿠 단면
피스타치오로 가득 찬 두쫀쿠의 황홀한 단면

블랑제리11-17에서 빵을 먹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빵은 단순히 배를 채워주는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선물과도 같다는 것. 블랑제리11-17은 나에게 맛있는 빵과 함께, 소중한 추억과 행복을 선물해 준 곳이다.

천호역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블랑제리11-17에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맛있는 빵과 향긋한 커피,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두쫀쿠 포장
선물용으로도 좋은 두쫀쿠

오늘, 나는 천호역의 작은 빵집 맛집, 블랑제리11-17에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빵을 만났다. 그 빵은 단순한 빵이 아닌, 내 하루를, 나아가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존재였다. 앞으로도 나는 종종 블랑제리11-17을 찾아, 그 마법 같은 빵을 맛보며 행복을 충전할 것이다.

피칸파이
달콤한 유혹, 피칸파이
두쫀쿠 포장
집으로 향하는 길, 두 손 가득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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